특검팀, 항소 취하서 제출 완료
재판 절차 종료···무죄 확정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을 나오고 있다. 정효진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팀)이 항명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형사 재판 항소를 9일 취하했다. 항소심 재판은 이날부로 절차가 종료돼 박 대령은 1심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명현 특검은 이날 오전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서 브리핑을 열어 “박 대령 항명 혐의 재판의 항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브리핑을 마친 뒤 법원에 항소취하서를 접수했다.
앞서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으로부터 박 대령의 항소심을 이첩받았다. ‘채 해병 특검법’엔 채 상병 사망사건과 그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뿐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특검의 수사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또 수사대상인 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 특검이 이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취소 여부 결정을 포함한 공소유지 업무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특검은 “박 대령이 (전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상병 순직사건의 초동조사를 하고, 해당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것은 법령에 따른 적법행위”라며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을 항명수괴혐의로 입건해 공소제기를 한 것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특검은 이어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됐던) 1심 재판은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런 상황에 박 대령 항명 혐의 재판에서 (특검이) 공소를 유지하는 것은 특검으로서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라 판단했다”고 했다. 이 특검은 “향후 수사를 보면 항소취하 결정이 타당하다는 것을 누구든 이견없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 6월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령은 2023년 8월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수사기록의 이첩을 보류하라는 국방부와 해병대 상부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경찰로 이첩을 강행해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 박 대령은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렸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고, 국방부 검찰단의 항소로 서울고법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당시 해병대에 기록 이첩 보류를 지시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 “특검은 박정훈 대령의 공판사건을 군검찰로부터 이첩받을 권한도, 항소를 취하할 권한도 없다”며 “위법적이고 월권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충분히 법리적 검토를 했고, 특검법상 공소유지 권한 안에 항소를 취하하는 권한도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며 “법령에 따른 권한 행사”라고 밝혔다.
박 대령을 지원해온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침내 박 대령의 항명죄 재판이 무죄 확정판결로 종결됐다”며 “대한민국 공직사회에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내고 정의를 회복한 날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령 원보직 복직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물론, 권력의 횡포에 맞서 진실과 양심을 지켜낸 이들에 대한 합당한 대우와 명예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