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실행과 탄핵심판’ 등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특검팀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12·3 불법계엄 이후 홍 전 차장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란특검은 9일 오전 홍 전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홍 전 차장에게 조 전 원장에게 부당한 압박을 받아 사직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조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불법계엄 이후 홍 전 차장에게 사직을 종용했는데, 이에 대해 당시 경찰 조사에서 “(홍 전 차장이) 12월 4일 오후에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 한 번 하시죠’라고 말했다”며 “엄중한 시기 야당 대표와 전화하라는 건 정치 관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생각해 윤 대통령에게 홍 전 차장 교체 건의를 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의 이런 사직 강요가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차장이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조 전 원장에 의해 ‘직권면직’으로 직을 그만두게 됐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문재인 정부 당시 불거졌던 환경부 블랙리스트 판례 등 비슷한 판례를 두루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밖에도 조 전 원장이 불법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 여부도 이날 홍 전 차장을 통해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차장은 앞선 검찰 수사에서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으로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은 뒤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연락해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포함된 체포명단을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홍 전 차장은 불법 계엄 이후 국회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등에 출석해 “당일 밤 조 전 원장을 따로 만나 이런 사실을 전했지만 조 전 원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회피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원장은 내란죄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조 전 원장은 경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고발이 많이 돼 있기 때문에 특검에 사건이 인계되기 전부터 수사는 착수된 상태”라며 “경찰과 공수처에서 사건이 인계됐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검토되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