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9일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을 새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 안철수 의원이 당 지도부의 인적쇄신 거부에 문제를 제기하며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한 지 이틀 만이다. 윤 신임 혁신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강조했다. 인적 쇄신 역할론에는 선을 그었으나 국민과 당원 여론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선택의 여지 없이 가야할 길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라며 “재창당 수준의 혁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의 주체는 당원”며 “당원이 혁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윤 위원장을 지난 7일 안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윤 위원장은 중도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통”이라며 “실패한 과거와 결별하고 수도권 민심과 혁신으로 다가가는 조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여성 경제학자로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을 지냈다. 2021년 부동산 투기 관련 논란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지난 1월부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았다.
‘윤희숙 혁신위’ 활동의 성패를 가를 핵심 쟁점도 인적쇄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들에게 칼을 휘두를 권한을 당원들이 어떤 개인에게도 준 적이 없다”며 일단 혁신위원장의 인적쇄신 역할론에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이 대선 당시 지도부였던 권영세·권성동 의원에 대한 인적쇄신 제안이 거부당한 것을 들어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도부가 수용해야 혁신안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혁신위의 인적쇄신 추진 여부에는 여론과 당원들 요구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윤 위원장은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인적쇄신이 가능한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대로 하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는 혁신안 마련 과정에서 두 차례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혁신위 한계를 지적하는 당내 평가도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혁신위 추진 동력은 이미 떨어졌다”며 “빨리 전대를 통해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인적청산 대상들이 똘똘 뭉쳐서 혁신위를 좌초시키거나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부위원장은 재선의 최형두 의원이 맡는다. 혁신위원에는 호준석 서울 구로갑 당협위원장과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김효은 전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배지환 수원시의회 의원이 임명됐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관리위원장에는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