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10일 ‘시민사회 3조례’ 폐지에 관한 시민토론회 청구에 앞서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섭 기자
대전시가 시민사회를 지원하는 3대 조례를 일괄 폐지하는 조례안을 의회에 제출한 데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시민토론회를 청구했다. 시민토론회는 ‘대전시 시민참여 기본조례’에 규정된 시민들의 시정 참여 절차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와 대전공동체운동연합 등은 10일 시민 989명의 서명을 받아 ‘시민사회 3조례 폐지에 관한 시민토론회 청구서’를 대전시에 제출했다. 대전시 시민참여 기본조례는 ‘시민은 시의 주요정책에 대해 의견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이의 타당성에 대한 토론회 등을 선거권이 있는 500명 이상 시민 연서로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대회의 등은 이날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시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조례(시민사회 활성화 조례)’ 등 시민사회 3조례 폐지안을 입법 예고해 일괄 폐지를 시도하고 있다”며 “시민사회를 지원하고, 시민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할 발전을 도모하는 중요한 제도적 근간을 시민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행정으로 없애서는 안된다”고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지난 4월 대전시가 시민사회 활성화 조례와 함께 ‘대전시 사회적자본 확충 조례’, ‘대전시 NGO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NGO지원센터 설치 조례)’의 폐지 조례안을 입법 예고 하면서 시작됐다. 이들 폐지 조례안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쳐 현재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돼 오는 16일 일괄 심의를 앞두고 있다.
시민사회 활성화 조례는 2020년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시민사회 활성화와 공익활동 증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21년 제정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10월 해당 규정이 폐지됐고, 대전시는 ‘상위 규정 폐지로 조례 실효성이 없어졌다’는 이유로 이번에 폐지 조례안을 제출했다. 사회적자본 확충 조례와 NGO지원센터 설치 조례는 이 보다 앞서 2013년과 2015년에 각각 제정됐다. 대전시는 이를 근거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와 NGO지원센터를 설치해 마을공동체와 시민사회 등의 공익활동을 지원해 왔다.
이번 조례 폐지를 둘러싼 반발과 갈등은 민선 8기 들어 대전시가 사회적자본지원센터와 NGO지원센터를 잇따라 폐지하면서부터 예견돼 왔다. 대전시는 두 센터 운영이 종료 됐고, 다른 법률과 조례에 따라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 및 비영리단체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조례 폐지 이유로 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에 대해 “향후 센터를 다시 설치·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자체가 사라져서는 안되며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 공익활동 지원에 대한 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조례 폐지 반대 의견을 냈다.
조효경 전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 활동가는 “이장우 시장은 시민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공론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센터를 폐쇄해 놓고 센터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조례마저 없애려고 한다”며 “이는 궤변일뿐 아니라 시민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권위주의 행정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조례에 따라 시민토론회가 청구되면 시장은 30일 이내 심의위원회를 소집해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시민토론이 청구된 만큼 시장은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회는 이번 회기 심의를 연기한 뒤 시민들과의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