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20세기 최고 영미 시인을 논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다. BBC는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끼친 그의 영향이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만물은 무너져내린다. 중심은 지탱할 수 없다”는 시구가 포함된 예이츠의 1919년작 ‘재림’은 파시즘의 도래에 대한 시적 경고로 해석되곤 했다. 예술가의 글과 예술가의 정치적 태도를 분리할 수 없다고 보았던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다른 견해를 내놓는다. 오웰은 1943년에 쓴 ‘W. B. 예이츠’라는 제목의 글에서 예이츠가 파시스트로 잘 알려졌던 자신의 동료 시인 에즈라 파운드처럼 대놓고 파시즘을 찬양하진 않았으나, 민주주의 혐오와 신비주의 취향은 파시즘과 친화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책은 오웰의 에세이와 서평 중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들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