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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

입력 2025.07.10 21:11

수정 2025.07.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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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연작 중에서. 2019. ⓒ김지연

‘영산강’ 연작 중에서. 2019. ⓒ김지연

영산강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새삼스럽게 안 것은 강에 모래톱이 없다는 것이다. 잘 가꾸어진 산책길과 자전거길, 그러나 강물에 닿을 수는 없었다. 수풀이 우거지고, 그 속을 한참 헤치고 들어가면 강물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지만 턱이 있어 손으로 만질 수 없다. 어린 시절 모래톱 위로 달음질쳐 가서 강물에 풍덩 몸을 담고 물놀이하던 강변은 찾기가 어렵다.

토건업의 대부답게,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벌였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모래를 긁어내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배로 물류를 나른다는 목적 아래 운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전체 사업에 들어간 돈이 22조2000억원이다.

강에서 모래를 걷어낸다는 건 단순한 정비 사업이 아니다. 모래톱은 하천 생태계의 균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수질을 정화하는 필터 역할을 하며, 홍수와 침식을 조절하고,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기에 ‘하천의 허파’라 불릴 만하다. 운하를 통해 물류를 운송하는 방식은 트럭이나 기차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심지어 생태계 정화를 위해 ‘로봇 붕어’를 활용한다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모래톱이 사라지고 강바닥이 깊이 파이자 하천 생태계는 심각하게 교란됐다. 농업·생활 하수가 유입되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 현상이 심화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며 결국 하천 생태계는 매우 나빠지고 복원 가능성조차 위협받고 있다.

‘부자 되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듯한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금전만능주의와 권력 집중이 자리했고, 그로 인해 민생은 피폐해졌으며 사회의 신뢰와 연대는 무너졌다. 지금 신뢰받지 못하는 검찰, 사법부, 정치권의 인물들을 보면 이명박 정권 시절의 권력 구조와 부패의 산물이 윤석열 시대까지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지도자가 어떻게 나라의 가치와 환경, 그리고 공동체를 훼손할 수 있는지 우리는 뼈아프게 목격했다.

사회 구조에도 모래톱 같은 계층이 있다. 이것이 조화롭게 유지되며 강물이 흘러가야 건전한 생태계가 이어질 수 있다. 모래톱을 제거하면 풍요로운 하천이 될 것이라는 무지한 정책은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지구를 병들게 하고, 끝내 인류 멸망을 앞당길지도 모른다. 무더위에 열사병으로 숨진 우리 노동자와 베트남 노동자에게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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