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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의 태연한 일상

입력 2025.07.10 21:15

수정 2025.07.1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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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0도를 기록한 반도는 안녕하지 못하다. 최대 전력 수요는 기록을 경신 중이고, 열기를 정면으로 대면한 노동은 끝내 생명을 앗아갔다. 가장 약하고 낮은 자리는 어김없이 위태로운 시절이다. 악화가 악화를 강화하는 일상이 계속된다. 그런데 이 위기의 폭염에도 길바닥과 강변에서 태연한 이들이 있다. 세종보의 금강변에서, 전북환경청과 용산 대통령실 앞 길바닥에서 농성의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일상을 버린 일탈이 어느새 일상이 된 그야말로 농성장의 태연한 일상이다.

작년 4월부터 시작된 세종보 인근 금강변 천막농성의 요구는 간단하다. 강을 흐르게 하자는 것, ‘육지의 낮은 곳을 흐르며 바다로 들어가는 비교적 큰 물줄기’라는 ‘강’의 사전적 의미에 걸맞게 막혔던 금강을 흐르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세종보로 물길을 막겠다는 몰상식의 계획(세종보 재가동)은 철회되지 않았다. 수문을 열어 물 흐름을 복원한 금강의 수질과 생태가 회복됐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증명했지만, 4대강 사업의 악령은 여전히 정쟁으로 숨을 이어간다.

전북환경청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5차 공항개발계획에서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에 포함된 새만금공항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인근 무안공항과 연계한 화물 수요 예측과 환경성 분석 등의 부실함을 넘어, 새만금 상서 쪽에 있는 광활한 염습지와 철새 서식지 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 수라갯벌과 만경수역의 마지막 갯벌을 짓밟는 생태학살을 앞둔 새만금공항 건설은 당장 취소되어야 한다. 연간 예산 소요를 고려하면 경제적으로도 이득일 수 없다는 게 최소한의 합리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도 갯벌 생물 다양성 훼손과 조류충돌 위험을 지적하며 사업 백지화를 촉구한 바 있다. 2022년 2월에 시작된 천막농성은 지난 3월부터 전북환경청 앞으로 옮겨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도 가덕도 신공항 반대를 외치며 농성 중인 이들이 있다. 2023년 1월, 부산시청 앞에서 시작된 부산 사람들의 농성은 기어이 서울까지 이어졌다. 경제성으론 기존 김해공항 확장이 더 유리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부산 엑스포 유치 목표를 기점으로 가덕도 신공항은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으로 호명됐다. 그러곤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고, 촉박한 공사 기간과 기술적인 난제로 시공사였던 현대건설은 공사 참여를 철회했다. 태풍과 폭우의 직격이 예상되는 지리적 요건, 지반침하라는 고질적인 위험성 등은 가덕도 신공항이 안 된다는 이유 중 극히 일부다.

물론 이들만이 아니다. 자연의 편에서, 노동자의 편에서, 인권의 편에서, 상식의 편에서 절규하는 길 위의 사람들은 무수하다. 하기야 세상일이 어디 상식과 합리만으로 통했던 적이 있었던가. 누구에게 이득이고 또 누구에게 기회이고 하는 문제로 수렴되고 그걸로 결론지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그래도 틀린 것은 틀린 것이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광장을 지켰던 것 아닌가. 금강의 임도훈, 새만금의 김지은, 가덕도의 김현욱이 원래의 태연했던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농성장의 일상은 이제 끝나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외침에 누군가는 답을 해야 할 텐데 말이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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