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그깟’ 화장실 문제가 아니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그깟’ 화장실 문제가 아니다

입력 2025.07.13 21:00

수정 2025.07.13 21:01

펼치기/접기

자신이 트랜스젠더 여성이라는 사실을 보건 선생님에게 알린 한 학생이 성별 위화감으로 인한 고통으로 화장실 이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학교에서 물과 밥을 거의 먹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학생은 결국 몸과 마음에 탈이 나기 시작했다. 우울증과 과민대장증후군 진단을 받는 등 건강도 나빠졌고 수업에 집중하기도 힘들어졌다. 부모님은 응원의 말보다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식으로 대화를 회피했다.

학생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무도 없을 때 여자 장애인 화장실이라도 이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학교 관리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성별이 표기된 화장실 간판이라도 가릴 수 없는지에 대한 요구에도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남자’ 장애인 화장실 이용증을 받았지만, 성별 정체성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곳을 이용할 수 없었다.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한 학생은 마지막 남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띵동’에서 상담을 시작했다.

학생의 간절함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에 보건 선생님과 직접 통화를 해보고자 했다. 학교 관계자와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 학교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최선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해야 했고, 숨 막히는 긴장감은 계속 이어졌다. 아무 결정권이 없다며 답답해하던 선생님의 속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 관리자와 소통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학교 관리자는 법적 보호자가 아닌 띵동과의 만남을 거절했다.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인권이 화장실 앞에서 멈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트랜스젠더 혐오 차별 실태조사’(2021,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응답자의 36.0%가 화장실 이용을 포기했다. ‘트랜스젠더 퀴어 학생의 학교 시설 이용 경험과 어려움 조사’(2023, 띵동)에서도 응답자의 68.6%가 학교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고 했으며, 화장실을 아예 이용하지 않거나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아무도 없을 때 이용한다고 했다.

트랜스젠더 학생도 안전하고 평등하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학교 내 성별 분리 시설로 인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성별 정체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책임은 학생이 아니라 학교와 교육 당국에 있다. 참고 견디면 되는 ‘그깟’ 화장실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 ‘기본권’과 연결된 문제다.

각종 교육정책에서 ‘성소수자’ ‘성평등’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라지고 있고 소수자 혐오가 활개를 치는 요즘이지만,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구조적 차별에 맞서는 성소수자 학생들이 학교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쟁취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화장실 이용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