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반발 확산
전북 장수군의회 의원들이 14일 제37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 검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장수군의회 제공
정부가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과 주산지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물론 지역 농민단체들도 정부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북 장수군의회는 14일 제37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 검토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장수는 전북을 대표하는 사과 주산지로, 지역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군의회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장수군의회는 결의문에서 “통상정책은 국가 간 이해 조정 수단일 수 있으나, 국민 생존과 직결된 농업을 희생시켜선 안 된다”며 “정부는 미국산 사과 수입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이를 공식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산 사과 수입은 지역 농업 기반을 붕괴시키는 조치”라며 “정부는 더 이상 농민을 통상협상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의안 채택 현장에는 전대호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서남부권역(장수·무주·거창·진안) 부회장, 최영호 장수군농민회 회장 등 지역 농업 단체장들이 참석해 사과 수입 반대 입장을 함께 밝혔다.
경북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경북도의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미국산 사과 수입이 현실화하면 경북 사과 산업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청송군의회도 10일 성명을 통해 “사과 수입은 초대형 산불, 고령화, 이상기후, 생산비 상승 등으로 위기에 처한 농가를 절벽 아래로 떠미는 것과 같다”며 “정부는 국내 과수 산업을 위협하는 수입 검토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미국산 사과 수입을 통상협상 카드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불거졌다. 이후 사과 주산지를 중심으로 농민단체와 지방의회가 잇따라 성명을 내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