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 “제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지만 거짓 해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이날 오전과 오후 사이에도 말 바꾸기를 한다며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강 후보자가 여성 의제에 유보적 입장을 취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회 준비 소감을 묻는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저로 인해 논란이 있던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논란에서 상처받았을 보좌진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언론 등에 보도된 의원실 보좌진 대상 갑질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강 후보자는 “부족했던 점을 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언행에 있어 밑거름 삼아 더 세심하게 더 깊은 배려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사적 업무를 시켰다는 데 대해선 “맥락을 설명드리고 싶다”며 부인하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비데 수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두고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보좌진이 아니라 지역사무소에 있는 보좌진에게 조언을 구하고 부탁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수거 지시에 대해선 차에 음식을 두고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차에서 아침으로 먹으려고 가져간 적이 있다”며 “다 못 먹고 차에 남겨두고 내린 것은 제 책임”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논란으로 인해 여러 마음의 상처를 받으셨을 분들 관련해서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의원실에서 면직한 인원이 46명이란 점에 대해선 실제 사직 인원이 27명이라고 설명하며 “이 인원에는 시의원 출마를 위해 그만두거나 육아휴직 인원 등까지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 중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직접 쓰레기를 버리라는 SNS 메시지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거짓 해명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강 후보자가 전직 보좌진에 대해 지난 9일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란 입장을 밝혔음이 보도되자 위증을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는 오전 중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며 “위증에 대해 강력하게 고발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도 “처음부터 솔직히 사과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얘기들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여당 보좌진에게 전달된 메시지에서 강 후보자가 '(갑질 의혹을 제기한) 전직 보좌관 2명에 대한 법적 조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법적 조치를 언급한 것이 분명한 팩트인데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메시지에 대해 “제 계정으로 보인다”면서도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억 내에서 성실하게 답변한 것”이란 입장도 반복했다. 정확한 작성자가 누군지가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가 갑질 의혹을 보좌진들의 탓으로 돌린다며 질타했다. 한지아 의원은 후보자의 스쿨존 위반에 대해 “(잘못을) 수행비서에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조직 구성원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내 책임이 아니더라도 내 책임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장관 자리의 무게”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들어온 제보는 권고사직처리도 안 해줘서 실업급여도 못 받게 했다고 한다”며 “진정어린 사과는 말로 하는 사과가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사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해당 보좌진이) 본인이 원하는 형식으로 사직이 됐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인간발달 및 가족학을 전공한 전문성 등을 언급하며 “모든 가족이 소외받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며 “한부모 가족, 조손가족, 형제자매끼리 하는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꼼꼼하게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활동반자법 등 가족구성권 3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성명을 내고 “강 후보자가 젠더 분야 주요 정책 의제들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로 모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며 “여성 의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용납할 수 없다.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