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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2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정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회담 이후 부각된 것은 '가자지구 주민 이주안'이었다.

로이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 안팎에 수용하기 위한 '인도적 환승지역'을 건설하는 계획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했고, 백악관 내에서 논의된 바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극우 장관들은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정화'를 요구하며 팔레스타인인 강제추방과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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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온데간데없고…‘가자 주민 강제이주’ 이슈만 부각

입력 2025.07.14 20:36

수정 2025.07.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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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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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되는 ‘중동 리비에라’

이스라엘, 라파에 230만명 수용·타국 이주 계획 발표
“컨설팅사, 이주·재건 비용 추산 프로젝트 수주” 보도
민간인 강제이주, 전쟁 범죄…주민들 “여기는 내 나라”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21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정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회담 이후 부각된 것은 ‘가자지구 주민 이주안’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7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7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이주안’을 다시 언급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려는 국가들을 찾고 있다. 몇몇 국가를 찾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하고 중동의 리비에라(유럽 해안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한 제안이 아직 유효함을 시사한 것이다.

같은 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 ‘인도주의 도시’를 짓고 장기적으로 230만명 가자 주민 전체를 수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보안 심사를 거쳐 들어간 가자 주민은 해외로 떠나지 않는 한 이곳을 나올 수 없다. ‘지붕 없는 감옥’에서 영원히 살거나 타국으로 떠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최근 세계 3대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가자 주민 이주와 재건 비용을 모델링하는 ‘오로라’라는 코드명의 프로젝트 계약을 수주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 등이 나오면서 이주 계획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BCG가 가자 주민 이주에 드는 비용을 추산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FT의 보도는 가자 주민 강제이주 계획이 구체적 검토 단계까지 들어갔음을 방증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뤄진 프로젝트에서 전후 가자지구 주민 이주를 포함한 재건 비용을 시뮬레이션하는 구체적 작업은 지난 4월에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중동의 리비에라’ 구상이 나온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이다.

로이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 안팎에 수용하기 위한 ‘인도적 환승지역’을 건설하는 계획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했고, 백악관 내에서 논의된 바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극우 장관들은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정화’를 요구하며 팔레스타인인 강제추방과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주장해왔다. 지난 5월 이뤄진 ‘기드온의 전차’ 작전은 가자지구 점령과 가자 주민 이주를 공식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각이 승인한 작전 계획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구상이 포함됐다.

카츠 장관의 ‘인도주의 도시’ 건설 계획은 이 연장선에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수용소 예정지로 언급된 라파에서 철군을 거부하면서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은 전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전 총리는 13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주의 도시’는 사실상 강제 수용소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 수용하는 것은 인종청소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올메르트 전 총리는 “그들(이스라엘군)이 가자 주민 절반 이상을 ‘정화’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수용소를 짓는다면 팔레스타인인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추방하고 밀어내며 버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드난 하야즈네 카타르대 교수는 “팔레스타인인이 없는 가자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을 트럼프·네타냐후가 공유하고 있다”며 “국제법에 어긋나는 불법적 행위”라고 말했다.

국제법상 강제이주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한다. 1949년 제정된 제네바협약은 전쟁 시 민간인 강제이주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국제형사재판소(ICC)나 유엔에서 전쟁범죄나 반인도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 강제이주 금지 협약은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유대인 강제이주와 인종청소 이후 이 같은 비극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정됐다. 소련의 스탈린 정권 또한 체첸인·타타르인·폴란드계 수백만명을 시베리아·중앙아시아 등으로 이주시켰다. 영국의 식민지배 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될 때 1400만명이 종교 때문에 강제이주 되며 이곳에 지속적 무력충돌을 초래했다.

가자 주민들은 강제이주 계획을 거부하고 있다. 로이터는 주민들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수십만명이 집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된 ‘나크바(재앙)’가 되풀이될까 두려워하면서도 무너진 집터일망정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80% 이상이 실향민 상태다.

가자 주민 아부 사미르 알파카위는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여기는 내 나라”라며 “우리 가족들, 친구들 모두가 이 땅에 묻혀 있다. 트럼프든 네타냐후든, 그 누가 뭐라든 우리는 이 땅에 머물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강제이주가 이스라엘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린폴리시의 칼럼니스트 하워드 W 프렌치는 “이스라엘이 이런 기반 위에서 안전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한 착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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