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도 수출 호조 효과
하반기엔 4%대로 둔화 예상
중국 경제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5.3% 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에 수출 물량이 몰려 ‘5% 성장’ 목표를 달성했지만 내수 부진은 해소되지 않아 당국이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66조536억위안(약 1경268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5.4%, 2분기 5.2% 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은 로이터·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5.1%)보다 소폭 높다.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적극적인 거시경제정책이 효과를 거두면서 경제가 강한 회복력과 활력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대외적으로 불안정·불확실 요인이 많고 국내 유효수요가 부족해 경제 회복을 위한 기반을 더욱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수출이 5.9% 증가하는 사이 수입이 3.9%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GDP 상승을 이끌었다. 6월의 경우 수출이 5.8% 늘었으나 수입은 1.1% 증가에 그쳐 기업들이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틈타 수출을 서둘렀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반기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4% 확대됐다. 제조업(5.3%)과 서비스업(5.5%)이 고르게 성장했다. 상반기 소매판매는 5.0% 증가했다. 1인당 소비지출은 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연초부터 드라이브를 건 이구환신(가전제품 구매 보조금) 정책 등 부양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2분기 들어 경기 둔화 흐름이 나타난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해 전달(6.4%)보다 다소 꺾였고 시장 전망치(5.4%)도 밑돌았다. 6월 요식업 지출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린송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구환신 정책을 통한 부양 효과가 “정점에 도달했거나 거의 정점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다음달 12일 미·중 관세전쟁 휴전이 종료되기 때문에 대외적 불확실성도 크다. 루팅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중 휴전 종료, 이구환신 정책 자금 고갈, 장기적 부동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수요 절벽이 예상된다”며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당국이 내수 진작을 위한 부양책을 추가 발표할 것인지에 시선이 쏠린다. 중국은행 산하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차이나 인터내셔널 소속 분석가들은 “앞으로 미국의 신규 관세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 경제 성장 전망과 안정화 조처를 논의할 이달 중국공산당 정치국 회의 지침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