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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만드는 정치에 ‘노’하라

입력 2025.07.15 21:05

수정 2025.07.1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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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을 만들어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는 정치가 또다시 시작됐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외국인이 집단으로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 “세금은 일본인만을 위해 쓰여야 한다.”

인터넷에서 확산하고 있는 외국인 혐오 발언이 아니다. 일본 정치인의 발언이다.

오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화두는 외국인이다. 문제는 외국인 배외주의를 연상케 하는 언설들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설뿐만이 아니다. 각 당은 외국인 토지 취득 규제 강화, 생활보장에서 외국인 제외 등 외국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일본에 살고 있지만, 정치가 이렇게까지 노골적이고 공공연하게 외국인을 공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공포감마저 느낀다. 왜 외국인이 표적이 된 것일까? 지난달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주장하는 참정당이 약진하자 외국인을 표적으로 삼으면 보수층의 표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선 듯하다.

표적을 만들어 표를 얻으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는 약 1.6%에 불과한 생활보장대상자가 표적이 됐다. 외국인만이 아니다. 일본 국민마저도 표적이 된 것이다. 어느 개그맨의 가족이 생활보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부정 수급이 아님에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를 계기로 생활보장을 받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생활보장대상자를 향한 비판이 확산했다. 당시 정권 탈환을 노리던 자민당은 생활보장비 10% 삭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정권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대 10%의 생활보장비 삭감을 강행했다.

표적이 되어 생존 위협을 받은 사람은 가만히 참고만 있지 않았다. 부당한 생활보장비 감액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이 전국 각지에서 제기됐다. 정부 상대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할 확률은 10% 미만으로 매우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였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60% 넘는 원고가 승소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판결문이 있다. 작년 2월 쓰(津)지방재판소의 판결이 바로 그것이다. 생활보장비 10% 감액에 대해 “자민당의 선거 공약에 후생노동성이 손타쿠(忖度), 즉 정권 눈치를 보았다는 것을 간단하게 추론할 수 있다. 행정이 간단히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최고재판소가 일본 정부의 생활보장비 감액은 위법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최고재판소는 생활보장비 삭감이 전문적인 검토 없이 이루어진, 재량을 넘어선 직권남용이라고까지 했다. 정치적 독단에 기인한 정책에 철퇴를 내린 판결이다. 이번 선거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외국인 배외주의와 생활보장비 삭감 사례는 유사한 점이 많다.

일본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2.5% 정도에 불과한 소수다. 선거가 끝나면 외국인 규제를 위한 각종 법안들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많은 일본인은 자신은 배제 대상이 될 리 없다며 안심하고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표적은 언제든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언젠가는 자신이 표적이 될지 모른다는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표적을 만드는 정치에 ‘노’(NO)라고 말해야만 할 때다.

박진환 일본 방송PD

박진환 일본 방송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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