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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소비자들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새롭게 논의되는 대책 중 하나가 '편면적 구속력' 제도이다.

국정기획위에선 소액 사건의 기준을 '소액사건 심판법상 적용되는 3000만원보다 작은 1000만원, 혹은 2000만원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제시해왔다.

2000만원 이하로 하자는 의견은 금감원 전체 분쟁조정 사건 중 약 80% 이상이 2000만원 이하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이를 고려해 소액분쟁의 기준을 정해왔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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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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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금융분쟁시 고객이 수락하면 금융사가 무조건 따르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 속도

입력 2025.07.16 06:00

수정 2025.07.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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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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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획위원회 이한주 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정기획위원회 이한주 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소비자들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새롭게 논의되는 대책 중 하나가 ‘편면적 구속력’ 제도이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는 금융 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들만 동의하면 금융사가 이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국정기획위원회도 이를 국정과제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금융사들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보이나 이 제도가 시행되면 보험 등 금융 분야에서의 소액 분쟁시 소비자들의 권한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 편면적 구속력, 무엇이길래

15일 금융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정기획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소액사건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국정과제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다. 외국의 도입 사례까지 검토해 구체적 형태를 마련할 방침이다.

편면적 구속력이 도입되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안을 냈을 때 소비자의 수락만으로 금융사가 이행할 의무가 발생한다. 금융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를 분쟁에서의 상대적 약자로 보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 유리한 위치를 제공하려는 취지가 반영된 제도다.

새 제도를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현 분쟁조정 제도에서 나타나는 현실적 한계가 고려됐다. 당사자간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금감원의 분쟁조정은 소송에 비해 신속하고 비용이 절약되는 장점이 있으나, 한 쪽의 ‘버티기’로 분쟁 해결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분쟁조정위의 결정은 권고에 해당해 그 자체로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환율 헤지 상품인 ‘KIKO’의 대규모 손실 등 2000년대 이후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들에서 금융사 측 불완전판매의 문제가 부각됐다는 점도 논의에 힘을 실었다. 금융사들은 스스로의 과실이 적지 않음에도 분쟁 조정시 ‘섣부른 배상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수용 여부를 이사회의 결정으로 미뤄 피해자들을 기다리게 했다. 여론이 조용하면 ‘배임’을 핑계로 무기한 소송전에 돌입하고, 여론이 들끓으면 조정안을 수용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영국·독일·호주·일본 등은 소액사건의 분쟁조정안에 한해 편면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체제를 도입했다. 영국은 35만파운드(약 6억5000만원) 이하, 독일은 1만유로(약 1400만원) 이하의 조정안이라면 소비자들의 수락만으로 금융사에 이행 의무를 부과한다. 호주는 금융사가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인허가 취소까지 가능하다. 반면 일본은 편면적 구속력을 인정하면서도 금융사가 1개월 이내 소송을 제기하면 분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적인 방식을 택했다.

[경제밥도둑]소액 금융분쟁시 고객이 수락하면 금융사가 무조건 따르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 속도

■ 도입 위해 남은 과제는

편면적 구속력 제도는 국정기획위가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하고, 정부나 여당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적용 대상이 되는 ‘소액사건’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는지 등을 정리해야 한다. 금액에 따라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의 범위나,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국정기획위에선 소액 사건의 기준을 ‘소액사건 심판법상 적용되는 3000만원보다 작은 1000만원, 혹은 2000만원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제시해왔다. 2000만원 이하로 하자는 의견은 금감원 전체 분쟁조정 사건 중 약 80% 이상이 2000만원 이하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도 이를 고려해 소액분쟁의 기준을 정해왔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정기획위 경제1분과에 참여한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는 지난해 논문에서 “이미 존재하는 법적 선례를 적용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2000만원 기준에 제시한 바 있다.

반면 1000만원 이하를 소액분쟁사건의 기준액으로 하자는 견해도 적지 않다. 독일의 편면적 구속력 적용 기준이 한화로 1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주장은 국정기획위 내부에서 최근 힘을 얻고 있다. 당초에는 기준을 2000만원 이하로 하는 방안이 다수 거론됐지만, 기준 금액이 너무 높으면 금융사의 배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반발과 학계 일각에서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이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새 제도를 찬성하는 측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 제한이 가능하다’는 헌법상 원칙을 근거로, 새 제도가 현실적인 필요성을 인정받는다면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또 소액분쟁에만 적용하도록 대상을 최소화한다면 수단의 최소 침해성을 충족하는 것이라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액분쟁이 빈번한 보험업계 등에서는 이번 제도가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히 추산하긴 힘들지만, 제도가 도입되면 배상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일부 소비자들은 패소할 것 같아도 ‘묻지마’식으로 일단 분쟁을 이끌어 내는 등 악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제도의 유연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쪽(소비자)으로 치우친 제도라 우려가 크지만, 어찌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에 한해서라도 분쟁조정에 대한 이의 절차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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