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일대 빌라 밀집 지역. 경향신문 자료사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발생하는 전세보증 반환사고 규모가 올 상반기 1년 전보다 71% 감소했다. 지난달 월간 보증사고액은 2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언제든 다시 전세사기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76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6589억원)보다 71.2% 감소했다. 전세보증 사고액은 지난 2월 1558억원에서 4개월 연속 감소해 지난달 793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 7월(872억원) 이후 2년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보증사고액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연간 전세보증사고 규모도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연간 보증사고 규모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1년 5790억원에서 2022년 1조1726억원, 2023년 4조3347억원, 지난해 4조4896억원으로 불어났다.
2023~2024년 전세 보증사고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전셋값이 2021~2022년 고점을 기록한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역전세’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종합 월간 전세가격지수 추이를 보면 2022년 4월 110.21까지 올랐다 2023년 7월 1년 만에 97.56까지 떨어졌다. 전셋값 급등기에 갭투자로 빌라를 사들였던 집주인들은 대거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고, 조직적인 전세사기도 벌어졌다.
올해 들어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높은 보증금으로 체결됐던 전세계약이 앞서 이미 만료됐고, 전셋값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전국 전세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03% 상승한 100.04였다.
보증사고는 줄었지만,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돈(대위변제액)은 올해 상반기(1조2376억원)에도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터진 보증사고에 따른 전세금 지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피해 구제와 가해자의 엄중 처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전세사기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전세가율 규제와 임차권 등기·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임대사업자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