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직원이 지난 15일 서울 마곡 LG이노텍 본사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지난 15일 서울 마곡 LG이노텍 본사 앞. 주차된 차량 뒷좌석 카시트에는 실제 호흡하듯 미세하게 움직이는 아기 모형이 놓여 있었다.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시연에 나선 LG이노텍 직원이 뒷좌석 문을 닫고 걸음을 뗐다. 곧바로 차량 옆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 차 안에 홀로 남겨진 아기 위치가 별표로 표시됐다. 차량에 탑재된 솔루션 속 레이더가 아동의 미세 호흡을 감지한 결과다. 실제 적용하면 디지털키가 등록된 스마트폰에 경고 알림을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차량 문을 열기 위해 주머니나 가방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는 없었다. 차량 앞쪽에 다가서면 앞문이, 뒤쪽으로 가면 뒷문이 열렸다. 디지털키의 위치 정확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LG이노텍은 이날 기술설명회를 열고 2030년까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앞세워 디지털키 분야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량용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키다. 시장 규모는 올해 6000억원에서 2030년 3조3000억원으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현재 20% 수준인 전 세계 차량의 디지털키 적용 비중이 5년 뒤 6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디지털키 사업자로는 현대모비스, 독일 콘티넨탈 등이 있다.
2017년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뛰어든 LG이노텍은 지난해 탑승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한 3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개발했다. 1세대 디지털키는 차량에 저전력 블루투스(BLE)를 탑재해 스마트폰이 가까이 오면 신호 세기를 기반으로 문을 여닫는 구조다. 하지만 BLE는 신호를 증폭해 디지털키가 근처에 있는 것처럼 위조할 수 있어 절도 범죄에 악용되는 문제가 있다. 2세대는 초광대역 무선통신(UWB)과 BLE를 함께 활용해 보다 정확한 위치 인식과 보안을 제공한다.
여기에 레이더 기술을 더해 활용성을 높인 게 3세대 디지털키다. 단순히 문을 열고 닫는 데 그치지 않고 ‘아동 감지’ 등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LG이노텍은 “강제로 차 문을 여는 시도가 있을 때 즉각 알람을 전송하는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보다 위치 정확도가 30% 이상 개선됐다. 남형기 커넥티비티개발실장은 “3D(차원) 좌표를 학습한 AI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추가로 적용했다”며 “스마트폰 위치를 10㎝ 이내 오차범위로 정확히 탐지해 낸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차량 뒤쪽에 섰을 때 앞문이 열리는 등의 오작동을 막을 수 있다.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크기는 일반 명함보다 작다. 통상 차량 한 대에 6개가 탑재된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2세대 디지털키는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앞세워 차량 통신 부품사업을 2030년 연매출 1조5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