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 대 0으로 꺾고 1승 2무 기록
중·일에 다득점 우위로 정상 차지
한국 지소연이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여자부 대만전에서 후반 25분 결승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년 만에 동아시아 챔피언 자리에 복귀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대회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승 2무(승점 5)를 기록, 같은 승점을 기록한 일본(1승 2무), 중국(1승 2무)을 제치고 다득점 우위로 정상에 올랐다. 세 팀 모두 상대 전적과 골득실에서 차이가 없었으나, 한국이 팀 간 맞대결 다득점 1위(3골)에 오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중국은 2골, 일본은 1골이었다.
한국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과 2-2, 일본과 1-1로 비겼고, 마지막 경기에서 대만을 완파하며 2005년 이후 20년 만에 동아시안컵 여자부 정상에 복귀했다. 한국은 대만과의 역대 전적에서 15승 2무 4패를 기록하게 됐고, 2001년 이후 대만전 15연승이라는 기록도 이어갔다.
한국은 이날 대만을 만나 전국에 퍼붓는 장맛비 같은 소나기 슈팅을 계속 퍼부었다. 후반 중반까지 한국이 때린 슈팅은 15개 안팎이었으나 대부분 대만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오매불망, 학수고대한 결승골은 후반 25분 나왔다. 윙어 강채림(수원FC 위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베테랑 미드필더 지소연(34·시애틀 레인 FC)이 침착하게 차 넣었다. 지소연의 A매치 74호골이다. 한국은 15분 후 쐐기포를 보태 승부를 갈랐다. 풀백 장슬기(경주한수원)가 김혜리(우한 장다)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대만 골네트를 다시 흔들었다.
경기는 2-0으로 끝났고 지소연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지소연은 2006년부터 국가대표로 뛰면서 2009년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두번째 국제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소연은 앞선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아시안게임(2010, 2014, 2018년) 동메달을 견인했다.
지소연은 “우승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무려 20년 만에 거둔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베테랑 선수들이 잘 버티고 젊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한다면 더욱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10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신상우 감독은 부임 9개월 만에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신 감독은 또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우승해 세대 교체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한국 여자축구는 이번 우승으로 2026년 AFC 여자 아시안컵과 2027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