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교육 장관 후보자 청문회
논문 표절 의혹·조기 유학엔 적극 소명
교육 현안 관련 질문에 미흡한 답 이어져
여당 내 “정책 부족 드러나”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정책 역량을 놓고 17일 여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이 후보자가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교육 현안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서 교육부 수장으로서의 자질 문제가 새로 불거지게 됐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번주 여론 추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그간 제기된 논문 표절·가로채기 의혹에 ‘이공계 학술 관행’을 들어 반박하고, 자녀 조기유학 위법 문제는 ‘송구하다’고 인정했다. 당초 논문 표절 의혹을 두고 여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지만 청문회 뒤에는 소명 일부는 수긍이 갔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당이 예상치 못한 건 이 후보자의 부실한 정책 관련 답변이었다. 이 후보자가 구체적인 교육 정책 현안에 미흡한 답변을 이어가자 여당 청문위원들 사이에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읽혔다. 이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초·중·고 법정수업일수’를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고, AIDT(AI 디지털 교과서)와 유보통합 관련 질문 등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논문 표절이 더 문제라고 봤는데, 정책에 대한 부족함이 드러났다”며 “논문 (해명)은 약간 설득력이 있긴 했지만 기존의 부정적 여론을 바꿀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도 통화에서 “(후보자가) 교육 정책 방향성에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는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안 파악이 잘 안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청문회 말미에는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자 자리에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답하고 답변은 하지 마라’ ‘곤란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라’는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것을 공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은 “깜짝 놀랐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수가 나오니 (교육부 공무원들이) 그런 조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 방어에 집중하면서 정작 교육 정책 현안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채로 청문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자신의 기본적 교육관을 밝힐 수 있는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여당 청문위원들은 교육부 측에 ‘준비가 잘 안 되어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미흡한 답변이 이어지자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청문회를 준비해주시는 (교육부) 분들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는 이날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 사퇴 촉구 발언도 나왔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가 대통령에 그만 부담을 주셨으면 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은 대부분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마무리되는 이번주까지 이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 변화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무 역량과 능력은 상대적 평가”라며 “장관직을 수행 못할 정도로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여성 장관 비율을 최대 30%로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