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인적쇄신 대상을 명시하는 등 혁신안을 발표·추진한 행보에 대해 당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혁신안 내용과 방식을 둘러싼 반발·우려가 확산한 상황에서 오는 21일 열릴 당 의원총회가 ‘윤희숙 혁신위’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동훈(친한)계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윤 위원장 뜻은 알겠지만 정교하게 정리돼서 전파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안에서 스스로 좌충우돌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이 임명 당시 인적쇄신 권한은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친윤석열(친윤)계 윤상현·나경원·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1차 쇄신 대상으로 지목하고, ‘언더73’ 등 친한계 활동을 친윤계 행보와 묶어 “계파 이익 추구 정치”로 비판한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것도 저것도 찔러보고, 여기서 비난이 있으니까 또 인적쇄신 실명을 거론하는 게 굉장히 혼돈스럽고 어지럽다”며 “방식과 표출되는 얘기들이 너무 산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면 대상과 범주, 깊이를 어떻게 (설정)할지 당내 합의를 이뤄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에 앞서 혁신위원장에 임명됐다가 사퇴한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윤 위원장의 의지는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너무 물밑 대화 없이 속도를 내면 실패하기가 쉬워서 그 점이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적쇄신 대상 지목에 앞서 당내 공감대를 확보하는 작업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윤 위원장의 인적쇄신 방침에 대해 “이러다가 당내에 누가 남아 갈지 모르겠다”며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임명 직후 “당 지도부가 수용해야 혁신안이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송 비대위원장까지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하면서 수용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윤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뒤 “다구리(몰매의 속어)를 당했다”고 말해 비대위와의 충돌을 시사했다.
윤 위원장의 인적쇄신 메시지가 혁신위 논의를 거치지 않고 발표된 것을 두고 절차 면에서의 비판도 제기됐다.
호준석 혁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적쇄신 대상을 “(사전에) 몰랐다”며 “구체적으로 누구누구를 거론하겠다는 얘기는 혁신위원들에게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선이 3년 남은 상황에서 당 중진 의원들을 향한 불출마 요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욱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총선을 앞둔 시기였기 때문에 (과거) 인적 쇄신이 가능했다”며 “지금 이 시기에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발표한 여러 혁신안을 수용할지 논의하는 오는 21일 당 의원총회가 ‘윤희숙 혁신위’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호 혁신위원은 “의총에서 모든 혁신안이 전면 거부되면 혁신위는 사실상 끝”이라며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없고 활동이 종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의원총회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국 각지에 폭우 피해가 발생하며 하루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