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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가족정책’ 성평등가족부의 역할이다

입력 2025.07.20 20:59

수정 2025.07.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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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규숙 경희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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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괴사 위기에 놓였던 여성가족부가 어떤 조직 구성과 정책으로 환골탈태해 성평등가족부로 전환하게 될지 기대된다.

성평등 정책의 범위와 전달체계 구성 등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전문가와 단체들에서 많은 제언이 있었기에 이 글은 성평등가족부 정책의 다른 한 축인 가족 정책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성평등 정책은 흔히 경제·정치·사회·교육 등 공적 영역에서 나타나는 성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책으로 이해된다. 공적 영역에서 형성되는 여러 차원의 불평등은 사적 영역인 가족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평등 정책의 다른 바퀴로 포용적이고 보편적인 가족 정책이 꼭 필요한 이유다.

현재 우리 법체계에서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일부 연령 편차를 두면서 보육, 초등돌봄, 활동지원 및 보호와 상담, 복지급여 등이 정책 영역에 따라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의 여러 사업으로 편재돼 있다. 가족 정책은 한부모가족, 조손가족, 청소년 부모, 다문화가족 등에 대한 지원 정책에 집중한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되 모든 가족을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으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다.

가족 정책의 중장기 틀을 마련하는 법의 명칭은 심지어 건강가정기본법이다. 대가족은 희소하고 핵가족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으며 심지어 모든 연령대의 1인 가구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무엇이 ‘건강가정’이란 말인가.

이 법을 가족정책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려는 시도는 종교계 반대로 무산됐는데, 법이 개정되면 동성혼이 허용된다고 하는 억지 주장에 밀린 탓이다.

현행 가족 관련 법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한부모가족지원법, 다문화가족지원법, 건강가정기본법 등인데 가족 형태의 다양성을 모두 고려하고 중장기 가족 정책의 수립·이행·평가 등 가족 정책 추진체계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칭)가족정책기본법’이 필요한 것이다. 분절적인 가족 정책을 통합해 다양한 가족의 돌봄 욕구를 차별 없이 충족해주고 안정적 삶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 정립해 나가기 위해서다.

특히 성인기 이전의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돌봄, 활동지원, 보호 및 복지급여 정책을 가족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보편적 지원 정책과 교차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이 모든 것이 파편화돼 있는 실정이다. 각 가족의 삶이 모두 차이 나는 현실과 비슷하다.

가구소득과 자산에 따라 주거 지역도, 아이들의 사교육 투자도 차이가 난다. 누군가는 해외에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사이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개근거지’가 된다. 양육시설에서 성장하는 아동이 있는가 하면, 부모의 과도한 학업 압박으로 남부럽지 않은 가정형편인데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있다. 가족돌봄청(소)년이 되어 생애 첫, 버거운 학업이나 노동 경험을 가족돌봄과 함께 하느라 고된 나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성장기에 경험하는 사회적 격차의 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복합적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상담, 활동지원, 급여 등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1인 가구는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모두 나타난다. 1인 가구를 위한 정책도 가족 정책 영역에서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학령기와 취업 초기에는 두드러지지 않고 어쩌면 해소된 듯 보이는 성별 격차는 여성의 경력단절 또는 가정 내 돌봄 부담 불균형으로 인해 다시 벌어진다. 이러한 리스크를 피하고자 결혼, 출산에 대한 선택이 어려워지는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저출생은 심화하고 있다.

저출생 현상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것이어서 돌봄권의 신장과 삶의 질 향상을 전방위적으로 견인하는 가족 정책 없이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면 인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기 바란다. 오히려 고령사회에 진입한 마당에, 생산연령인구 및 노동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 잠재력·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대응, 학령인구 및 병역자원 감소 대책 등 인구구조 변화 관련 대책들을 중장기적으로 세우는 것이 맞다.

가족은 친밀성과 돌봄에 기반해 민주적 관계가 형성·학습되고 확대·전환되는 장이자 이 사회의 미래 시민들이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장하는 과정의 동반자이며, 돌봄과 성장의 장이다. 출신 가정, 부모의 신분이나 혼인 상태, 직업 등과 상관없이 아동과 청소년이 존중받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둘러싼 돌봄권이 보장돼야 한다. 돌볼 권리, 돌봄을 받을 권리, 돌봄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모두 보장되는 가족 정책이 필요하다.

엄규숙 경희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엄규숙 경희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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