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기준 불명확’ 각계 비판 확산···협치 걸림돌로
국정 동력 약화 이어질 수도···직접 설명 나설지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경남 산청읍행정복지센터 주차장에 마련된 호우 피해 통합지원본부에서 관계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이 21일 첫 시험대에 올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방침을 공식화한 뒤 각계 비판이 확산하면서 실용주의·협치·경청을 내세운 이 대통령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 국민적 공감대를 모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가 초반 국정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 인사관은 강 후보자 문제로 구체적인 성격을 규정받게 됐다. 이 대통령은 앞서 내각에 현역 의원(8명) 비중을 높이고, 전임 윤석열 정부 장관도 유임시키는 등 인선 기준 중심에 실용을 뒀다. 지난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는 “인사는 그 자체가 목표 또는 목적이 아니고 어떤 정책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 관련 논란은 인사관 평가의 초점을 ‘누구를 쓰느냐’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느냐’로 옮겨놨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강 후보자 임명 기류가 동시에 발표되며 이같은 논란이 본격화했다. 이번에 결정되는 장관 결격 사유와 용인되는 흠결의 정도가 추후 이 대통령의 인사 기준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논란이 예견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공직 원천 배제 7대 원칙과 같은 인사검증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때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으로 보낸 인사검증 기능을 다시 대통령실 민정수석실로 이관해왔지만 별도 가이드라인은 세우지 않았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임명 닷새 만에 낙마하면서 검증 기능을 총괄할 참모 교체에 시간을 뺏기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인사검증이 상시 필요한 기능이라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야당과의 협치 시도는 강 후보자 임명 강행 기류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 지도부와 공식·비공식 만남을 늘리며 전임 정부와 차별화했지만, 인선 문제로 정국이 경색되면서 냉각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장 이 대통령의 강 후보자 임명 결정을 “선전포고” “국민에 대한 갑질”로 규정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를 어떻게 돌파하는지가 이 대통령 정치력의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청을 핵심 국정 철학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에 이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지도 관심사다. 특히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갈등 사안에 이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설 지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평소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비공개 티타임은 물론 회의 모두발언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최근 인사 논란과 관련해서는 직접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의 진퇴 논란에 관해서도 “다양한 여러 의견이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앞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