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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07.22 18:10

수정 2025.07.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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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채 상병 사건 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지난해 3월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채 상병 사건 조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지난해 3월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54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발신번호가 ‘02-800-7070’인 전화를 받아 2분48초간 통화했다. 그 직후 이 장관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해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과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이 장관은 전날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한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고 언론에 브리핑하겠다는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보고를 받고 결재한 터였는데, 하루 만에 돌연 번복한 것이다. 수사 외압의 시작이었다.

이 장관이 ‘02-800-7070’ 번호의 전화를 받기 54분 전인 7월31일 오전 11시, 용산 대통령실에선 대통령 윤석열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석열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역정을 냈다는 말이 나왔다. 이른바 ‘VIP 격노설’이다. ‘02-800-7070’ 번호의 발신자도 윤석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전 장관은 그간 ‘VIP 격노설’에 대해 “대통령의 격노로 느낄 만한 기억이 없다”며 부인했다. ‘02-800-7070’ 번호의 발신자에 대해선 “장관이 대통령이건 참모건 누구와 통화했는지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랬던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특검 수사가 본격화하자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 의견에 역정을 내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7월31일 전화해 군 조직을 걱정하는 우려를 표명한 기억은 남아 있다”고 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줄줄이 특검에 불려가 ‘VIP 격노설’은 사실이라고 진술하자 그제서야 그걸 인정하고 ‘02-800-7070’ 번호의 발신자도 윤석열이라고 실토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이 진실을 뭉갠 지난 2년간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은 거짓에 덮였다. 진실을 밝히려던 박정훈 대령은 항명죄 누명을 쓰고 갖은 고초를 겪었다. 윤석열은 지난해 5월9일 기자회견에서 ‘VIP 격노설’에 대해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을 해서 이런 인명사고가 나게 하느냐고 질책성 당부를 한 바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이런 사람들이 군을 통수하고 지휘했다. 그 대통령에 그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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