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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상장·소액주주…주주 충실의무 시대에 사라져야 할 용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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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회사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할 의무를 명시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이번주 정식 공포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는 그들이 낸 돈이 결코 지배주주보다 '소액'이 아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일반 대중주주들은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그들 전체로, 나아가 잠재적으로 그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자본시장 참여자 전체로 파악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지배주주, 특히 창업자나 후손들은 지분율은 높지만 사실 스스로 회사에 큰돈을 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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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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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상장·소액주주…주주 충실의무 시대에 사라져야 할 용어들

입력 2025.07.22 20:00

수정 2025.07.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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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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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할 의무를 명시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이번주 정식 공포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상법에 명시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사실 기존의 상법에서도 이사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결정은 당연히 법이 허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상법 교과서에도 그렇게 쓰여 있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지배주주의 개인회사를 만들어 회사의 일감을 대놓고 몰아주면서 키워주고, 그런 회사의 가치를 더욱 부풀려 알짜 계열회사와 합병하면서 일거에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높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니, ‘합법적인’ 승계 방안으로 대놓고 홍보·전수됐다. 회삿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쓰겠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주가가 일시적으로 낮아질 때 소수주주에게 적은 현금을 주고 주식을 강제로 매수하는 방식이 횡행했으며, 회사에 돈이 넘쳐나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으면서 주가를 누르는 일은 일종의 전략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한국 자본시장은 주주의 ‘뒤통수’를 치는 시장으로 인식됐고, 자연스럽게 국내외의 투자금은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부동산, 가상통화 등 다른 투자처로 옮겨갔다.

왜 이렇게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이 대놓고 벌어져왔을까? 글자로 된 법문이 없는 영역에는 진짜로 ‘법이 없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한몫을 했다.

하지만 그런 곳에도 분명히 법이 있다. 글자로는 돼 있지 않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 누구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행이나 문화가 있다면 그것도 법이다. 하지만 이런 법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계속 눈에 잘 보이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가 쓰는 ‘용어’의 선택이다.

먼저 우리 자본시장에서는 상장회사에 대해서도 무의식적으로 ‘오너’라는 용어를 쓴다. 이것은 영어의 ‘owner’에서 온 말이다. ‘주인’ ‘소유주’라는 뜻이다. 주식회사에서 ‘오너’라는 말을 쓰려면 100% 지분권자여야 한다. 하지만 상장회사에는 100% 지분권자가 있을 수 없고, 우리나라 상장회사에서 지배주주의 지분율은 10~30% 정도가 보통이다.

‘오너’ ‘오너 일가’는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단어다. 지배주주 또는 대주주 등 주식회사에 맞는 용어에 우리 스스로부터 빨리 익숙해져보자.

‘상장회사’도 본질을 흐리는 좋지 않은 용어다. ‘상장’은 단지 이름을 올렸다는 의미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회사의 주식이 공개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 즉 불특정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돈을 받아 주주로 받아들이는 의미가 가장 큰데도 불구하고 용어에서 그런 의미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를 보통 ‘public company’라고 부른다. 상장을 뜻하는 IPO도 Initial Public Offering, 즉 처음으로 대중에게 주식을 파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장을 ‘기업공개’라고 하기도 한다. ‘공개’가 더 좋은 용어라고 생각된다. 상장회사 대신 ‘공개회사’라고 부르는 것이 경영자나 이사회의 책임감 고양을 위해 훨씬 낫다.

‘소액주주’도 사실 잘못된 용어다. 첫째로는 그들이 낸 돈이 결코 지배주주보다 ‘소액’이 아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일반 대중주주들은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그들 전체로, 나아가 잠재적으로 그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자본시장 참여자 전체로 파악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지배주주, 특히 창업자나 후손들은 지분율은 높지만 사실 스스로 회사에 큰돈을 낸 적이 없다. 보통 초기 자본의 일부를 냈을 뿐이다. 그 뒤로는 보통 대출, 증자 등 타인 자본을 통해 회사를 키운다. 하지만 기업공개 후 웬만한 주주들은 수천만원, 수억원의 돈을 들여 그 회사의 주식을 산다. 웬만한 지배주주들보다 많은 돈을 회사에 낸 주주를 ‘소액’이라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

소액주주란 말은 무의식적으로 주주 한 명 한 명을 쪼개서 보게 하는 용어라서 더 나쁘다. 기업공개 후 보호돼야 할 대상은 대중 전체다. 지배주주가 아닌 나머지 일반주주, 나아가 지금은 주주가 아니지만 언제든 그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시장 참여자 모두가 보호 대상이다.

소액주주 대신 ‘일반주주’, 법적 권리 행사에 관한 경우에는 ‘소수(지분)주주’라는 말을 쓰자.

오너, 상장회사, 소액주주 등을 지배주주, 공개회사, 일반주주로 바꿔 쓰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고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말의 힘은 생각보다 아주 크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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