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의 입구에 생기는 암인 자궁경부암은 치료 과정에서 생식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환자들의 고민이 컸다. 게티이미지
바이오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자궁경부암의 비수술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해당 암 환자 3명 중 1명은 가임기 여성이라는 점에서 새 치료법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김종민 교수, 숭실대 의생명시스템학부 심가용 교수 연구팀은 바이오플라즈마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생체지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제어방출저널(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게재됐다.
자궁경부암은 수술이나 방사선·항암화학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지만 기존의 치료방법들은 대체로 자궁을 적출하거나 생식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가임기 여성이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이에 연구진은 인체 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반응해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바이오플라즈마 기술 중 ‘저온 비열 플라즈마(NTP)’ 에너지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했다. 환자에게서 유래한 자궁경부암 세포와 실험동물(쥐)에 바이오플라즈마를 적용한 뒤 암세포의 사멸효과 및 특정 단백질과의 연관성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바이오플라즈마는 자궁경부 조직에서 최대 5㎜ 깊이까지 침투해 암세포의 직접적인 사멸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면역원성 세포 사멸까지 이끌어내 치료 이후 재발 방지 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또한 바이오플라즈마 치료에 암세포가 더 잘 반응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생체지표도 처음으로 규명됐다. 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생성되는 항산화 효소 단백질로, 종양 억제 유전자 p53 등에 영향을 받는 ‘SOD1’이 적게 발현될수록 바이오플라즈마 치료의 효과가 더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권병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를 수술 없이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 맞춤형 치료 적용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바이오플라즈마 분야에서 정밀의료의 문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자궁경부암 환자의 35% 이상이 20~40대 가임기 여성인 만큼, 이러한 정밀 의료기술이 가임력을 보존하는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