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다가오는 조세특례제도
19조원 규모 72개 종료 검토
서민·중산층·중기 대상 많고
카드 공제 등 ‘정치적 부담’ 커
이재명 정부가 세수 확보 방안으로 약속한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 줄이기에 기획재정부가 애를 먹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 여파로 세금을 깎아준 비율이 법정한도를 3년 연속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일몰로 종료되는 세금 감면 사업도 근로소득자·중소기업 지원 등 정책적 이유로 폐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올해 일몰 기한이 다가온 19조원 규모의 72개 조세특례제도 종료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중 연간 감면액이 300억원 이상인 항목 등 27건에 대해 심층 평가해 다음달까지 성과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210조원에 달하는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 이행용 재원 마련을 위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의 ‘다이어트’에 나선 것이다.
이미 올해 국세감면율 전망치는 15.9%로, 전 정부 감세 정책 여파로 법정한도(15.6%)를 3년 연속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올해 감면액 전망치가 크면서 심층 평가가 필요하다고 꼽은 사업은 신용카드 소득공제(4조4000억원), 통합고용세액공제(4조원),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2조5000억원), 재활용 폐자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 세액공제 특례(1조6000억원), 농협·축협 등 조합법인 등에 대한 법인세 특례(1조3000억원), 비과세종합저축 과세 특례(1조2000억원) 등이다. 대부분 종료하기엔 정책적·정치적 부담이 큰 사업들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몰이 도래한 사업의 주요 대상이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이라서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쉽사리 손대지 못하는 대표적인 제도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다.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15%를 최대 200만~300만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카드 사용을 독려한다는 취지로 1999년 처음 도입했지만, 카드가 대중화된 이후에도 ‘근로소득자의 세부담을 늘리면 안 된다’는 이유로 일몰 연장만 10번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밖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법인에 대한 세액 감면’ 제도도 올해 심층 평가 대상에 올랐지만,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관련돼 있어 폐지하기 쉽지 않다. 이 대통령은 인구 감소지역 내 본사 이전 기업에 법인세 감면 확대를 약속했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도 과거 심층 평가에서 폐지가 권고됐지만, 1992년 제도 시행 이후 33년간 살아남았다. 이는 중소기업 본청 소재지, 업종, 기업 규모 등에 따라 소득세와 법인세를 5~30% 감면해주는 제도다.
다만 기재부는 올해 세입 여건이 개선돼 내년에는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윤석열 정부 3년간 국세감면율이 가파르게 올라 상대적으로 지키기 수월해졌다. 기재부는 오는 9월 내년치 국세감면율 법정한도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조세특례 심층 평가 결과 타당성·효과성이 모두 인정된 경우에만 일몰 연장을 건의하되, 타당성·효과성이 있더라도 정책 목표가 이미 달성된 경우 원칙적으로 제도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