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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슬’당한 그레타 툰베리

입력 2025.07.23 21:01

수정 2025.07.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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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언론의 뜨거운 사랑을 받다가 어느 순간 조용해진 ‘셀러브리티’가 있다. 그레타 툰베리다.

호주 독립언론 ‘진주와 자극’이 최근 툰베리 실종(?) 이유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툰베리에 대한 주류 언론의 관심은 지난 7년 사이 급감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2018년 이후 매년 수백건씩 쏟아지던 기사가 2025년에 이르러서는 각각 3건과 2건으로 뚝 떨어졌다.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 녹색당 질 스타인의 표현대로, 세계 주류 언론이 그를 “‘캔슬’(취소)해버렸기 때문”이다.

툰베리 캔슬이라니, 왜? 관심이 식은 까닭은 그의 정치적 목소리가 급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본주의를 기후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우리가 ‘정상’이라 부르는 체제는 사람과 지구를 착취하는 극단적인 시스템”이며 “식민주의, 제국주의, 억압, 집단학살로 구성된 이 체제는 ‘글로벌 노스’의 부 축적에 활용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므로 해결책은 기후 정의를 향한 체제 전환과 혁명이다.

툰베리는 그간 모로코의 서사하라 점령, 인도 농민 시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국제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해 거의 전해 듣지 못했다. 그를 더 이상 트럼프에게 “일침을 날리는” 힙한 아이콘으로 상품화할 수 없게 된 언론이 관심을 거둔 것이다.

그런 그가 최근 다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건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다 이스라엘에 나포된 ‘자유선단연합’의 범선에 동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항공기 탑승을 거부하는 ‘항공 수치 운동’을 실천해왔던 그를 비행기에 태워 강제 송환하며 조롱했다. 전쟁광들의 비열함과 함께 툰베리의 소식이 전해졌다.

툰베리는 2021년에 이미 이스라엘 전쟁범죄를 비판했고, 2024년에는 이스라엘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참가에 항의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2019년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툰베리의 이름을 올렸던 ‘포브스’는 그의 가자지구 활동이 환경운동에 해가 된다고 비난했다. 같은 해 ‘올해의 인물’을 수여했던 독일의 ‘데이 슈피겔’ 역시 그에게 ‘반유대주의자’라는 부당한 낙인을 찍었다.

언론이 신나게 팔았던 ‘발칙한 10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미래 세대’의 얼굴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파시즘의 부흥에 저항하고 이 모든 폭거의 상징으로 우뚝 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순간 ‘문제적 인간’의 얼굴이 됐다.

툰베리가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쟁은 인간과 문명뿐 아니라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과 환경을 짓밟는 생태학살을 불러온다. 전쟁은 자본의 이익과 정치인의 득표, 그리고 시원한 벙커에 들어앉아 전쟁을 결정하는 힘 있는 자들의 권력 유지에 복무할 뿐, 그 외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더불어 그가 강조하는 것처럼 “더 푸른 세상을 위한 투쟁은 곧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위한 투쟁”이다. 그가 세계 각지의 노동 투쟁에 연대하는 이유다. “노동과 기후 정의 사이에 선택은 없다. 지역이 공장을 지키고, 공장이 지역을 지킨다. 월말까지 버텨내는 일상의 투쟁이 바로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한 투쟁이다.” 툰베리의 말이다.

툰베리의 교차적이고 급진적인 문제의식과 공명하면서 변화를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이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공공재생에너지법 입법 청원’도 그중 하나다. 이는 석탄발전 폐기 이후의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추구하면서 노동자 고용을 함께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공공기관이 주도해 에너지 공공성, 노동권,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키자는 취지다. 정의로운 미래에 대한 꿈이 아주 구체적인 전환의 비전과 함께 추구되고 있다. 청원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손희정 문화평론가

손희정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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