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단체교섭 대상 시행령에 담는 방안 등 “입법 취지 반한다” 지적
정부와 여당이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입법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더불어민주당 당론 법안을 기준으로 수정 의견을 만들어 국회와 민주노총에 설명했다. 노동계는 노동부 의견이 사용자 정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 조항 등에서 기존 안보다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24일 취재에 따르면, 노동부는 이번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돌며 노조법 2·3조 관련 정부 의견을 설명했다. 이날 민주노총을 방문해 의견을 수렴했고, 25일엔 한국노총을 찾는다. 노동부는 기존 민주당 당론 법안에서 법적으로 모호한 부분을 노동법 전문가 등과 논의해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2조 1·2항 근로자·사용자 정의는 기존과 동일하게 하되 사용자 정의에 ‘장관이 단체교섭의 대상, 방법, 절차, 기타사항 등을 시행일까지 마련해 1년 뒤에 시행한다’는 부칙을 달았다. 시행령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유예 기간을 둬야 현장 혼란이 줄어든다는 취지다.
노동계는 단체교섭 대상을 시행령에 담는 방안을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다단계 하청, 간접고용이 만연한 구조에서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실질적 사용자인 원청을 상대로 교섭하도록 하는 것이 노조법 개정의 취지인데, 정부 안은 이를 축소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다양한 교섭 범위와 대상이 노사관계 안에서 정해져야 하는데 시행령으로 원청의 범위를 정하면 제외된 노동자들은 교섭의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3조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조항도 쟁점이다. 노동부는 ‘사용자의 불법 행위에 대해 노조 또는 노동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해 부득이 사용자에게 손해를 가한 노조 또는 노동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기존 안 조문을 ‘법원은 사용자의 불법 행위 등을 고려해 노조의 손배 책임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또는 ‘감면할 수 있다’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현대자동차, 한화오션 등 최근 쟁의 행위는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 대체 인력 투입, 합의 파기 등 불법 행위에 기인하거나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그에 대한 책임을 노조와 조합원이 부담하는 것은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과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노동부는 ‘법원이 손배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손배 의무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조항을 ‘법원이 손배 책임을 노동자에게 인정하는 경우 노조의 지위와 역할, 쟁의 행위 동참의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기여·관여한 정도 등을 고려해 노동자에 대해 손배 책임 비율을 정한다’로 구체화했다.
국회 환노위는 다음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법안을 논의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노란봉투법 등에 대한 재계 의견을 청취하고 노동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