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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의 옷①]대통령의 ‘추구미’…어긋난 빨강·파랑, 그래도 함께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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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의 옷①]대통령의 ‘추구미’…어긋난 빨강·파랑, 그래도 함께하는 세상

입력 2025.07.26 09:00

수정 2025.07.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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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연 옷경영 코치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13일 경북 구미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새겨진 운동화를 신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13일 경북 구미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새겨진 운동화를 신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추구미’란 단어가 있다. 개인이 추구하는 미적 감각을 표현한 말이다. 추구미란 단어는 왜 생겼을까? 나는 옷 입기 고민에서 파생되었다고 생각한다. 유행을 따르는 옷 입기가 아닌, 쇼핑몰에서 추천하는 것이나 사치품으로 도배하기가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패션은 개인화되고, 개인화된 패션은 서로의 옷차림을 존중하는 문화로 이어진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선거 유세 때마다 정당 색깔의 옷을 입고 유세를 하는 것이. 이번 21대 대선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 나왔다. 내 편은 파란색, 네 편은 빨간색이었던 대한민국 유세 현장에서 두 가지 색이 공존하는 신발을 신은 것이다. 당연히 화제가 되었고, 다들 이 운동화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를 운동화에 담았다. 지난 유세 현장에서 신었던 리복 운동화는 대통령이 된 그의 ‘추구미’였던 것이다.

나는 그 운동화를 보고 어릴 적 운동회가 떠올랐다. 모든 학년이 청팀과 홍팀(혹은 백팀)으로 나뉘어 줄다리기, 이인삼각 달리기, 계주 등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운동회. 얼마 전 집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계주였다)하는 걸 봤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열심히 뛰더라. 모두 자신의 팀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응원했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법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펼쳤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해 결국 한 팀이 승리했고, 열심히 뛴 모든 아이들을 위해 그룹 퀸(Queen)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운동화는 당원들이 준비했건, 본인의 아이디어건 분열과 갈라치기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하나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전형성에서 벗어난 패션은 이목을 끈다. 그리고 사람들은 거기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 애쓴다. 유력한 대선 후보가 신은 리복 운동화는 상징성 덕분에 그 가치가 급상승했다. 품절되자마자 리셀가가 치솟았고, 고가의 사치품처럼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 운동화는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고, ‘국민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는 후보의 의지를 드러내는 시그니처가 되었다.

이 운동화는 2022년에 출시된 클래식 레더 GY1522 모델이다. 솔직히 시각적으로 봤을 때 탐나는 디자인은 아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원색은 하나만 들어가도 옷 맞춰 입기가 쉽지 않다. 그 강렬함 때문에 다른 아이템이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운동화엔 두 가지 색이 모두 들어갔고 그로 인해 판매율은 시원찮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수상한 디자인은 빨간색 부분의 무늬와 파란색 부분의 무늬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디자이너는 세상의 모든 정합에 반기를 들고 싶었던 것일까?

리복 본사에 물었다. 혹시 박음질의 어긋남이 의도된 디자인이냐고. 답변은 ‘아무런 의도가 없다’였다. 이런… 세상 모든 어긋남의 합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해줬다면 이 칼럼이 조금 더 빛났을 텐데. 이재명의 리복 운동화는 품절되었지만 요즘 리복은 옛날 같지 않다. 1980년대 호황기엔 나이키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지금은 스포츠 브랜드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운동화 디자인이 조금 촌스럽다. 옷이랑 신발의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레트로(복고풍)한데 신발보다는 옷이 훨씬 예쁘다. 아직 리복이 건재한 이유는 아마 신발보다는 옷 때문일 것이다. 레트로를 진하게 담아낸 리복의 바람막이 점퍼(윈드 브레이커)를 보면 늘 지름신이 강림한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된 지 두 달이 되어가고 있다. 그는 시그니처 아이템이던 운동화처럼 열심히 뛰고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중심에 번쩍, 섬에 번쩍. 소록도에 방문했던 사진을 봤다.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 방문’이라는 기사가 놀랍다. 대통령이 방문하니 기사가 나고, 기사가 나면 사람들은 관심을 두게 된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대통령에겐 좌도 우도, 중심 도시도 섬도, 진보도 보수도 모두 대한민국인 것이다. 그렇게 어긋나 있는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드는 것. 운동화의 어긋나 있는 박음질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상징하며, 빨간색과 파란색의 공존은 가야 할 방향성을 상징한다.

운동회에 구두를 신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신는 신발은 단연 운동화다. 발도 편하고 생각보다 캐주얼룩과 포멀룩 모두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처럼 격식을 차려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입어야 하는 문화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패션 아이템, 운동화. 그동안은 국민들만 신고, 국민들만 뛰었던 것 같다. 운동회에서는 자기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운동장에서 열심히 경쟁하지만, 운동회가 끝나면 우리는 모두 운동장에서 함께 놀았다. 성장하기 위해, 개혁하기 위해 견제와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단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이 동일하다면 함께 뛸 수 있다.

■이문연

[셀럽의 옷①]대통령의 ‘추구미’…어긋난 빨강·파랑, 그래도 함께하는 세상

옷경영 코치. 건강한 맵시 연구소를 통해 개인 코칭과 교육을 진행하며 글도 쓴다. <주말엔 옷장 정리>, <문제는 옷습관>, <불혹, 옷에 지배받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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