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가 ‘친명(친이재명) 마케팅’과 강성 지지층 구애전으로 치닫고 있다. 당권 주자인 박찬대·정청래 후보는 “내란 척결”을 앞세워 경쟁적으로 강성·선명성 대결에 몰입하고 있다. 그 내란 종식 해법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정치 회복’보다 ‘반정치’만 난무하는 발상이 많아 우려스럽다. 이재명 정부 첫 집권여당 전대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진지하고 냉철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정 후보는 지난 26일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먼저”라며 내란 사건 특별재판부 도입을 주장했다. 그에 앞서서는 국회가 본회의 의결로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에 뒤질세라, 박 후보도 지난 1월 윤석열 체포를 저지한 국민의힘 의원 45명의 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내란범 배출 정당의 국가보조금을 끊는 내란특별법도 박 후보가 내놓은 방안이다.
하지만 그 현실화 가능성은 불투명하고 높지 않다. 의원직 제명은 의원 200명이 찬성해야 하고, 정당의 심판·해산도 사실상 국민이 선거로 결정해야 한단 것이 헌법 정신이다. 두 후보의 극단적 주장은 권리당원(55%)과 대의원(15%) 비중이 높은 전대 룰을 겨냥한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 오히려 국민의힘 내 이반 표가 있어야 하는 의원 제명안보다는 과반수 의결로 처리할 수 있는 내란 연루자 체포동의안을 어김없이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원 특별재판부와 정당 해산은 위헌 시비가 불가피하고, 극도의 정치 갈등과 국론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 강성 구호 속에서 내란 후의 국가 정상화 조치, 대미 관세 협상과 폭우·폭염, 고물가같이 중차대한 경제·민생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 아닌가. 집권여당에 어울리지 않는 ‘그들만의 전대’로 함몰되고 있지 않은지 직시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찐명’ 경쟁만 보인다는 혹평도 따라붙는다. “이재명 대통령 눈빛만 봐도 안다” “이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낯 뜨거운 구호가 쏟아지는데, 이러다 민심의 가교 역할보다 ‘용산 출장소’로 전락한 여당의 흑역사가 반복되지 않을지 우려하게 된다.
전당대회는 후보들이 정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로부터 그 리더십과 신뢰를 확인받는 정치 무대다.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을 넘어서는 통합의 리더십, 국민 속으로 나아가는 혁신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8·2 전대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남은 기간 두 당권 후보는 정치 복원 구상과 이정표를 더 많이 보여주기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박찬대(오른쪽) 당대표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8·2 전당대회 순회 경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