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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유린 겪어도 말못하는 이주노동자…“고용허가제가 ‘인권침해’ 키워, 이주노동자 차별적 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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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최근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지게차에 묶여 인권유린을 당한 이주노동자 사건을 계기로 고용허가제를 비롯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제약하는 차별적인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노동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몇몇 사업주의 만행이 아니라, 국가가 제도를 통해 구조적으로 가한 폭력"이라며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취급하며, 사업장 변경조차 허락받아야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침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업장과 숙소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차별적인 이주노동 제도를 전면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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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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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유린 겪어도 말못하는 이주노동자…“고용허가제가 ‘인권침해’ 키워, 이주노동자 차별적 제도 개선해야”

입력 2025.07.28 16:37

  • 최서은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가 확보한 이달 초 촬영된 영상에는 이곳 노동자가 이주노동자 A씨를 비닐로 벽돌에 묶어 지게차로 옮기는 모습과 이 모습을 보고 웃으며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다른 노동자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제공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가 확보한 이달 초 촬영된 영상에는 이곳 노동자가 이주노동자 A씨를 비닐로 벽돌에 묶어 지게차로 옮기는 모습과 이 모습을 보고 웃으며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다른 노동자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제공

최근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지게차에 묶여 인권유린을 당한 이주노동자 사건을 계기로 고용허가제를 비롯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제약하는 차별적인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노동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변경 제도 검토에 착수했다.

28일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이주노동자들의 고용허가제(E-9) 비자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가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 위험한 근무환경에 놓인 경우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고용허가제를 개편하겠다”며 “모든 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근무환경, 산업안전, 고용서비스 등 지원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외국인고용법상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다.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최초 3년 내 3번, 추가 1년10개월간 2번까지만 사업장을 바꿀 수 있다.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일터를 옮길 수 없고, 사업장 변경을 위해선 피해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 예외를 인정받아 사업장 변경 승인이 나더라도 3개월 내 새 일터를 구하지 못하면 강제 출국된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는 불합리한 피해를 당해도 항의하기 어렵다. 해당 이주노동자도 지난 2월 괴롭힘을 당했지만, 피해 사실은 지난 7월에야 알려졌다. 정영섭 이주노조 활동가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또 사업주만 고용 기간 연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의 부당한 처우를 참아야 하는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학대 사례는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 초 네팔 국적 20대 청년 이주노동자도 농장 관계자들로부터 장기간 폭언·폭행을 당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7월 강릉에서는 필리핀 이주노동자가 여권과 통장을 빼앗긴 채 ‘보이스피싱 가담자’로 허위 신고됐다. 경북 구미에서는 폭염 속 공사현장에서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내국인들과 달리 단축근무 없이 근무하다가 사망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폭력, 임금체불, 차별, 부당해고 등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계는 차별적 제도로 인한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며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몇몇 사업주의 만행이 아니라, 국가가 제도를 통해 구조적으로 가한 폭력”이라며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취급하며, 사업장 변경조차 허락받아야 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침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업장과 숙소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차별적인 이주노동 제도를 전면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고용허가제만 속도를 내서 손질하기보다 근본적인 제도의 전면 개편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은정 이주민센터친구 센터장은 “정부의 빠른 대응이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고용허가제 문제만 정리하고 넘어갈까봐 우려도 된다”면서 “그동안 정부는 이주민 인권과 관련해 한번도 정책기조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에 민생쿠폰 발급 대상에서도 이주민들은 제외됐는데, 여러 차별적 제도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민들을 단순히 노동력이나 통제,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인정해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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