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의 7월 임시국회 내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불법파업을 조장한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3년째 국회 입법을 매듭짓지 못했다. 신속한 입법 못지않게, 노동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법이 되어야 한다.
노란봉투법은 원청 사업주 책임을 확대해 하청업체와 원청업체의 직접교섭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하도급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원청 사용자도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 경영계는 “노사 갈등과 파업을 부추긴다”며 법안 처리에 반대한다. 하지만 ‘무늬만 사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자의 교섭 의무가 명확해지면, 노사 간 소모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저임금·장시간 노동 속에서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전향적으로 개선되는 전기가 될 수 있다.
법안은 노조 쟁의행위에 과다한 배상 책임을 부과해온 관행을 바로잡는 내용도 담았다. 사용자가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노조와 개별 조합원에게 부담시켜왔는데, 이를 금지토록 한 것이다. 그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손배·가압류를 당한 뒤 가족이 해체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노동자들의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처리가 노정관계 분수령”이라고 본다. 법안에 따르면 사용자의 교섭 대상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정하게 했는데, 이 경우 원청과의 직접교섭 가능성을 축소해 실질적 노사자치를 훼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노동쟁의 범위를 제한하고 법 시행을 1년 유예하는 조항도 쟁점이다. 이날 “노동자 처우 개선 의지가 확고하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대로, 정부·여당은 입법 취지를 살린 법 개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법원은 이날 한화오션·현대제철에 “원·하청 직접교섭은 헌법적 권리”라며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노란봉투법 입법 전에도, 법원은 하청노동자의 교섭권을 인정한 판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기업 때리기 법안”이라며 경영계 논리만 답습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노동존중사회’를 공약해놓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 ‘노동후진국’으로 지탄받은 윤석열 정부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정당 당원들이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안 후퇴 저지 및 신속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