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코 앞에 둔 한국이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상 당국에 이어 경제·외교 수장까지 이번주 워싱턴에 모두 집결해 막바지 무역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에 나선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31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만나 관세 문제를 비롯해 한·미 간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한·미 재무장관회담은 지난주 베선트 장관의 일정 취소로 구 부총리의 방미가 출국 한 시간 전쯤 무산된 뒤 처음 열리는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취임 후 처음 방미해 31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 한·미 양자관계 현안을 두루 논의하며 통상·안보 분야 ‘패키지딜’에 관한 협의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영국 스코틀랜드로 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워싱턴에 다시 돌아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러트닉 장관은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저녁 식사 후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한국 당국자들의 스코틀랜드 행을 확인했다.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앞서 24일에는 워싱턴, 25일에는 러트닉 장관의 뉴욕 자택 등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막판 협의를 벌여 왔다. 관세 부과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불씨를 이어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이 무역수지 개선 및 제조업 부활을 명분으로 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러트닉 장관은 이와 관련된 상대국의 협상 제안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핵심 창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일본, 한국 등에 ‘투자 펀드’ 조성을 제안한 당사자로도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는 러트닉 장관이 한국과의 협의 과정에서도 당초 일본에 제안한 대미 투자 규모인 4000억달러를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과 먼저 무역 합의를 타결한 일본을 언급하며 “일본 합의와 관련 한국의 입에서 욕설(expletives)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