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증세에 앞서 할 일은 여유기금 활용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증세에 앞서 할 일은 여유기금 활용

입력 2025.07.29 21:10

수정 2025.07.29 21:11

펼치기/접기

새 정부의 재정 기조는 확장재정이다. 지난 정부는 긴축재정을 선호했다. 확장재정이 좋을까, 긴축재정이 좋을까? 변하지 않는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확장재정을 통해 내수를 부양해야 한다. 반대로 경기가 회복되면 재정지출을 줄여 경기 변동성을 완화해야 한다.

2025년 현재, 0%대 성장률이 예상된다. 내수가 좋지 않은 지금은 정부가 지출을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다. 문제는 재원이다. 돈은 써야 하지만 재정 여력이 충분치 않다. 원칙적으로는 증세를 하거나 국채를 추가 발행해야 한다. 하지만 둘 다 인기 있는 정책이 아니며, 경제에도 부담을 준다.

그런데 혹시 증세와 국채 추가 발행 없이 재원을 마련할 방안은 없을까? 있다. 지출 구조조정이다. 나는 4주 전 이 칼럼에서 지출 구조조정 방안으로 이북5도위원회 폐지와 석탄 보조금 폐지를 주장했다.

지출 구조조정 외에도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기금 여유 재원 활용이다. 가정에서도 갑작스럽게 큰돈이 필요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이 급히 필요하다고 해서 곧바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필요는 없다. 자신이 가진 여러 통장에 여유자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목적에 따라 여러 개의 통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통장은 일반회계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우리가 내는 세금을 한데 모아 우선순위에 따라 지출하는 회계다. 확장재정 국면에서는 이 통장에서 수입보다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 다른 통장을 보자. 국민연금 통장에 무려 1200조원이 들어 있다. 그렇다고 이를 쓸 수는 없다. 그럼 어떤 통장의 여유 재원은 활용 가능할까?

첫째, 장애인고용촉진기금 여유 재원 1조원. 장애인 관련 지출은 항상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장애인고용촉진기금에는 1조원 이상의 추가 활용 가능한 재원이 있다. 의무고용 미달 기업이 내는 부담금이 수입의 대부분이고, 초과 고용 기업에 대한 지원이 지출의 대부분이다. 수입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지출할 곳은 제한적이니, 여유 재원이 쌓일 수밖에 없다.

2025년 현재도 약 5500억원의 여유자금이 있고, 별도로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금 7000억원이 있다. 공자기금 예탁금은 사실상 일반회계에 빌려준 돈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 돈을 ‘장애인 고용’이라는 협소한 범위로만 사용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장애인이 취업하고 싶어도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 취업’ 개념을 넓게 해석해 장애인 이동권 등 다른 분야로 지출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둘째, 연금복권 지급준비금. 연금복권은 당첨금을 연금처럼 나눠 지급한다. 현재 약 7000억원이 적립돼 있다. 미래에 주어야 할 당첨금 현재가치 전액을 적립하고 있다. 이 돈은 운용수익률도 낮다. 연금복권은 매년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므로 미래 지급금을 전액 적립할 필요가 없다. 이에 일정 비율의 지급준비금(예컨대 약 10%)만 남기고 나머지는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

셋째, 국민체육진흥기금 여유 재원 1조원. 국민체육진흥공단에는 토토 수입이 몰린다. 로또보다도 많은 연간 6조원 규모다. 이 수입이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흘러들어 대한체육회를 통해 사용된다. 이권이 얽히다 보니 스포츠 협회마다 분쟁이 끊이지 않고, 사업도 방만해진다. 그런데도 지출되지 못한 여유 재원은 약 5000억원에 달하고, 공자기금 예탁금으로도 7000억원이 별도로 쌓여 있다.

전력기금과 기후대응기금에도 여유자금이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규모 지출이 필요한 지금,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못 쓰는 것이 문제다. 심지어 운용수익률도 낮아 ‘돈놀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여유 재원이 있는 곳은 도시주택기금이다. 약 20조원의 여유자금이 있고, 별도로 공자기금 예탁금 10조원도 존재한다. 공공주택을 공급하라고 돈을 모아줬지만, 실제로는 주택을 공급하지 않고 수십조원을 운용만 하고 있다. 운용수익률조차 임대주택 융자 수익보다 낮다. 사업도 못하고 기금 수익률마저 낮다면, 이는 기금의 존재 이유 자체를 흔드는 셈이다.

확장재정을 택했다면, 재원 마련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증세와 국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잠자고 있는 기금 여유 재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먼저 정리하고 재정 효율화를 선도해야 국민도 증세를 납득할 수 있다. 확장재정은, 지출 규모보다 지출의 질이 더 중요하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