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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 나비

입력 2025.07.30 20:56

수정 2025.07.3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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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편지]요강 나비

푸세식 변소는 특히 여름에 냄새 진동. 구더기도 바글바글. 안채와 멀리 떨어진 변소를 가려면 언니 오빠 누나 형이 꼭 따라가주어야 해. “꼼짝 말고 여기서 가만히 기다려줘.” 진짜 기다리는지 내뺐는지 일을 보다가 확인도 하지. “지금 밖에 있지?” “아니~ 없다~” 칫, 없긴 뭐가 없어. “사실 나 니 언니 아니야. 히히히히~” 귀신 흉내를 내면 “그만해~ 무서워. 무섭다니까~” 측간 귀신 아니라 모기 흡혈귀가 변소 안과 밖에서 피 사냥을 시작해. 변소에 나타난다는 측간 귀신 이야기라도 들은 뒤엔 변소를 무서워 못 가고 옷에 오줌을 지릴 정도로 꾹 참아. 똥을 누는 중에 머리를 너풀너풀 풀어 헤친 측간 귀신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 똥 위에 주저앉아 발을 구르며 엉엉 울어버릴 테야.

한강 대동강 두만강 말고 요강. 여름에 방구석에 앉아 있던 오줌받이 요강. 밤새 식구들 오줌물을 요강에 모아서 퇴비 거름에 쏟고, 밭농사에 썼어. 청동 구릿빛 놋요강이 있었고, 보통들 사기로 만든 하얀 요강을 썼지. 바깥양반이 잔칫집에 가서 막걸리를 고주망태로 마신 밤이면 요강이 넘치는 일도 있었는데, 그러면 아침에 옮기다가 쏟아서 오줌벼락을 맞기도 해.

“그랑게 꽃은 반만 핀 것이 곱고, 술은 반만 취한 것이 좋다 했제. 요강도 반만 차야 쓰꺼신디 이눔의 집구석은 머시든 지나치고 넘쳐부러.” 안주인이 혀를 끌끌 차면서 포도시(간신히) 요강을 버리고, 깨끗이 물로 씻어 볕에 말려놓으면 뭉게뭉게 김이 나면서 말라. 그때쯤 요강에 나비가 앉았다 가기도 했지. 병들어 죽은 친정엄마 생각이 났나 여인은 그걸 보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모시옷을 걸친 할머니, 나비 날개처럼 춤을 추며 걸었던 기억. 이런 여름날 풍경을 수세식 화장실 버튼 한 번으로 싹 쓸어내버리고, 우리는 지금 혼밥을 먹고들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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