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발전소 하청노동자 죽음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정부에 발전소 산업재해 예방 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 김충현씨(50)가 작업 중 사망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 A씨(32)가 비계 해체 작업을 하던 중 8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대책위는 3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화력발전소와 동해화력발전소 모두 발전 공기업이며 이번에도 희생자는 하청노동자였다”며 “반복되는 죽음은 예외적 사고가 아니라 정부가 만든 구조적 참사”라고 했다. 대책위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반복된 사고는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까지 말했다”며 “그 말은 바로 정부 자신에게 향해야 한다”고 했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이후 대책위가 취합한 발전소 사망 현황을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 12명 중 11명이 업무를 하다 벌어진 산재 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크레인에서 떨어진 부품에 맞거나, 석탄 하역기에 깔리거나, 화물차 상부에서 석탄화물을 싣다가 떨어지는 등 후진국형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 2010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비계 설치·해체 등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한 사례만 봐도 9건에 달하고, 숨진 이들은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국가에 의한 연쇄 살인”이라며 “고용노동부 근로감독만으로는 안 된다. 김용균 사고 당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만 난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김충현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발전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은 “위험 작업에 하청노동자들을 내모는 것이 아무런 제재 없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멈춰야 한다. 약속했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이를 실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