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여성 청소년들 사이에 ‘프로아나(pro-ana)’라는 말이 유행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anorexia)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신조어인 이 말은 ‘마른 몸이 곧 아름답다’는 생각과 연결된다. 이는 마르고 하얀 피부의 아이돌 등이 우상화돼 비치는 미디어의 영향을 비롯해 여러 사회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개념일 것이다. 아름다움엔 죄가 없지만, 그 의미가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다면 그것은 경계해야 한다. 집중할 것은 아름다움을 원하는 ‘여성’이 아니라, ‘아름다움’ 그 자체다. 수전 손택이 1970년에 쓴 글을 모은 책이나 지금도 유효한 말들이 담겼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서문에서 이번 책이 “지금의 한국 사회와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