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격노 발언’ 확인…임기훈, 국방부에 ‘윤 의중’ 전달 시인
이명현 특별검사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발언’을 확인했다.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도 국방부에 대통령실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다.
31일 취재를 종합하면, 조 전 실장은 지난 29일 특검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고 격노한 발언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은 조 전 실장에게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해당 발언을 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조 전 실장은 “맞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격노했고, 이후 임 전 비서관과 조 전 실장만 남겨 추가 논의를 했다. 조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상급자 처벌’의 문제점을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윗사람부터 아랫사람까지 다 처벌이 되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는 것이다. 조 전 실장은 회의 석상에서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전화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채 상병 초동조사 결과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임 전 비서관은 지난 25일 조사에서 2023년 7~8월 자신이 대통령실 분위기를 비롯한 윤 전 대통령 의중을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임 전 비서관은 당시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여러 차례 통화했는데, 이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뒤인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5분 윤 전 대통령과 4분51초 통화했다. 특검은 이때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비서관을 질책하는 취지로 말한 정황도 파악했다. 조 전 실장과 임 전 비서관이 윤 전 대통령 격노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며 대통령실과 국방부 윗선에서 수사외압이 시작됐다는 추정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특검은 사건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간 소통을 맡은 의혹을 받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초동수사를 했던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