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 2025 아시아투어 에디션 FC서울과 FC바르셀로나의 경기에서 라민 야말이 팀 세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 플레이는 물흐르듯했다. 무리한 드리블, 힘으로 윽박지르는 듯한 슈팅, 억지 패스는 없다. 슈팅은 부드럽고 패스는 유려하며 돌파는 유연하다. 어쩌면 농구를 저렇게 쉽게 하면서도 잘할까. 그의 플레이를 볼 때마다 탄성이 나온다.
‘골프 그랜드 슬래머’ 로리 매킬로이 스윙은 흠잡을 데가 없다. 그의 드라이버샷은 호쾌하고도 정확하다. 175㎝밖에 안되는 체격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볼을 멀리, 정확하게 치면서도 스윙은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조자 그의 스윙이 완벽하다고 했다.
‘단거리 황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질주를 보면 부드러우면서도 힘차다. 좌우 요동침이 없이 앞으로 쭉쭉 나온다. 얼굴이 크게 일그러지지 않고 힘을 쓰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뛸수록 빨라진다.
이처럼 세계 최고 선수들은 절대로 힘으로, 무리하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한국을 찾은 현존 최고 몸값의 축구 선수 바르셀로나 공격수 라민 야말(18)이 그랬다.
야말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친선경기에서 축구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드리블을 깔끔했고 속도 제어는 훌륭했다. 순간적인 그의 악셀레이터, 순간적인 그의 브레이크에 서울 선수들은 크게 요동쳤다. 볼을 잡기 전부터, 뛰기 전부터 그는 다음에 어디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할지 알았다. 야말은 전반 48분 동안 그라운드를 쉬엄쉬엄 누비며 축구팬들을 한껏 매료시켰다.
야말이 31일 팀의 세번째 골을 넣은 뒤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아먈이 볼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패스 하나하나, 드리블 하나하나에 팬들은 반응했다. 슈팅, 드리블, 패스 등 야말은 못하는 게 없어 보였다.
전반 8분 바르셀로나 선취골도 야말의 발에서 시작됐다. 야말이 툭 찬 슈팅이 서울 골키퍼에 맞고 골대를 때린 뒤 골문 앞으로 굴러나왔다. 그게 공교롭게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앞에 떨어졌고 레반도프스키는 쉽게 골네트를 흔들었다.
6분후 야말은 개인기를 맘껏 뽐냈다.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한 야말은 서울 진영을 돌파한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뽑았다. 경기장에는 환호, 탄성, 박수가 쏟아졌고 야말도 손을 가볍게 여러차례 흔들며 한국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야말은 2-2로 동점이 전반 인저리 타임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야말은 한차례 속임 동작으로 서울 수비수를 따돌린 뒤 골문 구석으로 툭 공을 찼고 그게 골이 됐다. 앞서 자신의 실수로 볼을 빼앗기면서 서울 조영욱에게 골을 내준 것을 개인적으로 만회하는 골이었다. 또 전반 45분 2-2로 동점골까지 내준 뒤 떨어진 바르셀로나의 체면을 2분 만에 되살린 골이었다.
물론 그도 인간이라서 실수를 했다. 서울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볼을 빼앗기기도 했다 .전반 15분 서울에 실점할 때도 야말이 김진수에게 볼을 빼앗긴 게 빌미가 됐다. 조던도, 우즈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도 실수를 헸다. GOAT라고 불린 그들도 인간이었고 야말도 인간이다. 그런데 야말의 나이는 이제 겨우 18세다.
야말은 “미래 유망주가 아닌 현존 최고” “야말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라는 찬사를 받는다. 야말은 45분 동안 2골을 기록한 뒤 하프타임 때 교체됐다. 야말의 현재 몸값은 무려 2억 유로, 한국 돈으로 3222억원이다. 현존 축구 선수 최고 몸값이다. 메시, 지네딘 지단(프랑스), 네이마르(브라질) 등이 주저함없이 뽑는 최고 스타다. 야말이 ‘제2의 메시’가 아니라 ‘라민 야말’로 불리는지, 그가 5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인지를 보여주는데는 48분이면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