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30만원이 입금됐다. 고등학생인 둘째에게 15만원을 보내주고, 집 근처 전통시장으로 달려갔다.
코로나 재난지원금 때 샀던 안경을 새로 구입하고, 반찬가게에 가서 김치 세 종류를 샀다. 시장은 눈에 띄게 고객이 많아 보였고, 가게 주인들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소비쿠폰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최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처참할 정도다.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송파구의회 의정연구회(회장 배신정 의원)와 함께 자영업자들의 실태가 어떤지 조사할 기회가 있었다. 총 7곳을 방문했는데, 그들과 나눈 인터뷰는 충격이었다. 그저 불황이라 생각했는데 주인들은 전쟁터 패잔병과 같은 신세였다.
공통으로 증언하는 것은 12·3 내란 사태로 인해 연말연시 장사를 망쳤고, 이후 불황이 해일처럼 덮쳤다는 점이다.
위례신도시에서 요거트 장사를 하는 50대 사장님은 아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1년 전 개업 당시에는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많은 고객이 와서 장사가 잘됐다고 한다. 그런데 12·3 내란 사태 이후 매출이 80% 가까이 급감하면서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석촌동에 카페를 하는 사장님은, 매출은 월세·인건비·재료비로 나가고 본인 몫으로 가져가는 것은 거의 없다고 증언한다. 매일 문을 열고 있지만 사실상 무소득으로 버티는 중이다.
매출은 줄고 노동은 더 많아지는 이중적 어려움을 겪는 가게도 늘어나고 있다. 삼전동에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닮은 포차를 방문했다. 다섯 테이블을 놓고 일하고 있는 이 집은 지역의 사랑방으로 유명한 곳이고 사장님 혼자 일한다. 주방에서 요리하고, 음식을 나르고, 계산까지 한다. 술은 방문한 손님들이 직접 가져다 먹고 있었다. 마치 손님과 주인이 함께 호흡하는 컬래버 공연을 보는 듯했다.
오후 4시에 오픈해 새벽 2시까지 운영하고 있어 하루 10시간씩 식당의 모든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렇게 고군분투하는데도, 매출은 크게 줄고 있다고 전했다. 주인에게 아픈 적이 없냐고 물었다.
“직장인들과 많은 차이가 있다. 장사 시간은 끝이 없고 휴가 일수·복리후생도 보장이 없다. 솔직히 아플 자유도 없는 것 같다.” 아플 자유는 존엄하게 살아갈 기본적인 인권이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4월 현재 자영업자들은 561만명이다. 올 1월부터 자영업자들의 숫자는 가파르게 줄고 있는데, 대부분 매출 급감으로 폐업을 한 것이다. 이 중 421만명이 고용 인원이 없는 자영업자들이라 매일 지옥 같은 노동을 견디며, 급감하는 매출에 한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쿠폰을 발행했지만,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가령 지방자치단체 등이 보유하고 있는 공영주차장을 소상공인들을 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해야 한다. 주차는 고객 유치의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정부와 금융권은 창업할 때 투자하는 제도를 만들고 그에 따른 지속적인 컨설팅을 병행해야 한다. 금융권은 대출이 아니라 투자하는 곳으로 변화해야 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아플 때 쉴 수 있도록 최소 매출을 보장하는 보험 등을 국가와 지자체가 마련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들은 아파도 월세와 각종 세금을 계속 부담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고통은 급격하게 가속화된다. 필자의 집 근처에서도 주인이 아파서 폐업한다는 안내 문구가 늘어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작은 가게가 마을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평온한 삶을 유지시킨다. 정부는 이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불황의 원인이 내란 사태라면 그 책임은 더욱 엄중하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