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조 전 실장에게 전달 부탁
대통령실 보고 경로 첫 파악
특검, ‘회수 지시’ 확인 방침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기록이 경찰에 이첩됐을 당시 관련 사실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거쳐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내용을 보고받고 ‘기록 회수’까지 지시한 것으로 본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조 전 실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2023년 8월2일 오전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기록이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사실을 이 전 장관으로부터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장관이 조 전 실장과 통화하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겼다. 대통령에게도 보고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조 전 실장은 통화 뒤 정오쯤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수사기록이 이첩됐다”고 보고했다. 조 전 실장은 “대통령이 이때 크게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1시45분쯤 개인 휴대전화로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4분51초간 통화했는데, 이때 해병대 상급자가 업무상과실치사의 혐의자로 특정된 기록이 경찰에 이첩된 사실을 언급하며 ‘왜 이 기록이 그대로 경찰에 넘어갔느냐’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어떤 경로로 기록 이첩 사실을 알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당시 상황이나 통화내역 등을 분석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수사기록 회수’도 직접 지시했다고 의심한다.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이 전 장관은 조 전 실장과의 통화를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조 전 실장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항명 사태가 벌어졌다’는 상황을 전파하려는 취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