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주 법인세 및 증권거래세율 인상과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 대주주를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올리고, 증권거래세는 현행 0.15%에서 0.2%로 인상하며, 양도세 대상 대주주 기준은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이다. 2022년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되돌리자는 것인데, 자본시장 활성화를 주장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는 반대라는 여론이 있다. 증권거래세 인상에 대해서는 매도 시 비용을 증가시켜 거래 활성화와 시장 유동성 공급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세율을 인상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의 증권거래세율 인하 결정의 내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6년간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증권거래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해왔다. 실제로 2019년 0.30%였던 증권거래세율은 매년 인하돼 현재 0.15%까지 낮아진 상태다. 금투세는 주식 양도 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가 2020년 6월 도입을 결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자본시장 과세를 주식 거래 자체에 대한 과세에서 주식 양도차익, 즉 소득에 대한 과세로 변경하려 했다. 그러나 금투세 도입이 소위 ‘국장’, 즉 국내 주식시장 포기라는 개인투자자 반발과 증시 위축 우려가 대두되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과세당국은 도입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했다. 그 후에도 주식 시황이 개선되지 않자 2024년 금투세 폐지를 선언했고, 금투세는 그해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결국 폐지됐다.
그런데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해온 증권거래세율은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세수에 공백이 발생했다. 실제 증권거래세 징수액은 2020년 약 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8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감소가 2023~2024년 약 8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 결손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될 정도로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결국 자본시장을 통한 세수 확보 차원에서 증권거래세율 인상은 불가피하다.
둘째는 과세 형평성 측면이다. 현재 근로소득은 최대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되지만, 일반 투자자의 주식 양도차익에는 사실상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고,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도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노동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있다. 따라서 증권거래세 인상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당위성이 인정된다.
반면 증권거래세 인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투자자의 이익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주식의 매도 거래에 부과되므로, 증권거래세율 인상 시 거래 비용 증가로 증권시장 활력과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자칫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과 국내 상승장을 꺾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정책 당국도 증권거래세율 인상 결정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19년 수준(0.3%)이 아닌 0.05%포인트 인상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의 증권거래세율 인상은 정부 세수 확보와 조세 형평성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동시에,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세수 확보에 그치지 말고 국민 설득과 시장의 신뢰 회복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개편안 발표 시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3년간 급속히 약화된 세입 기반의 정상화가 필요”함과 동시에 “확보된 재원으로 인공지능(AI) 등 초혁신 기술 투자 확대 등 ‘진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듯이, 증세를 통한 재원 확보가 단순한 세수 증대에 그치지 않고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디딤돌이 되도록 후속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재준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