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차명 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이춘석에
이 대통령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
여당 “이춘석 의원 제명 조치” 강경 대응
새 정부 국정운영 동력 차질 우려
주식 차명 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의원이 지난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이 의원은 법사위원장직도 사임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에 대해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여당은 이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이 의원 의혹이 새 정부 대형 악재로 번질 것을 우려하며 신속 대응으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의원 의혹에 대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진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고 있던 이 의원을 즉시 해촉하라고 지시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이 의원의 후임으로 송경희 기획위원을 임명했다.
여당은 이 의원 제명에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젯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당 차원의)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당규 18조·19조에 의거해 이 의원을 제명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규 제18조는 징계 절차 중 징계 회피를 목적으로 탈당할 경우 그 사실을 기록하게 되어있다. 추후 복당 심사 때 반영하기 위해서다. 제19조는 이미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당 윤리심판원이 징계 사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결국 의원직 자체를 박탈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당 차원의 제명은 복당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 조치다. 한 민주당 의원은 “호남권 의원에게 제명은 사실상 정치 생명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리감찰단장인 박균택 의원 주도로 진상조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탈당한 이 의원이 조사에 응할 의무는 없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법적 절차를 떠나 국민 눈높이에서 당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조치로 제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중 보좌관의 명의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차명 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이 의원은 정 대표의 지시로 당내 진상조사가 개시된 지 6시간 만에 자진 탈당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신속 대응은 이번 일이 시점과 내용 측면 모두에서 대형 악재로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후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에 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이 큰 가운데 터진 주식 관련 의혹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보는 분위기다. 이 의원의 거래 종목인 네이버, LG CNS가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국가대표 인공지능(AI)’ 개발팀으로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선행 매매 의혹까지 번질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행위를 “국기 문란”이라고 비판하며 이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징계안을 제출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면피용 일단 퇴출극’ 전술로 무마시킬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할 국기문란 사태”라고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정기획위 위원들을 전수 조사하라”며 “이 의원처럼 내밀한 국정 정보를 이용해 수혜주, 테마주를 선취매한 것이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이 의원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에 배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의원을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이 의원 보좌관인 차모씨는 방조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