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참사’ 인정받았지만…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 대표 간담회에 참석한 한 피해자가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성환 환경부 장관과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최선의 합의안 도출 노력”
‘선 보상 후 기업에 청구’ 등
피해자들, 정부 역할 요구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6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환경부 장관으로서 진심으로 피해자와 유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국가를 대신하여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김 장관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22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 대표들을 만나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듯 국가 제1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이 정부의 첫 환경부 장관으로서 피해자 단체 대표님들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선의 합의안을 최대한 빨리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자·유족들은 환경부가 주도하고 있는 집단 합의 과정에서 전체 피해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란 ‘가습기살균제 간질성폐질환 피해유족과 피해자단체’ 대표는 “환경부 설문 조사에서 1655명이 집단 합의에 동의했다고 한다. 전체 피해자는 8000명이 넘는다”며 “과반도 안 되는 이들이 동의한 절차를 위해 6000명이 넘는 절박한 피해자가 수개월을 허비하고 있다. 피해자를 포괄하는 독립적인 논의 창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집단 합의와 피해구제를 위한 절차로 지난 3월17일부터 4월3일까지 전국에서 피해자·유족 간담회를 10차례 열었다. 이후 조사 대상자 5413명 중 1965명이 설문에 응답한 개별의견 조사에서, 응답자 중 1655명이 합의에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기준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인정받은 피해자는 총 8014명이다.
피해자·유족들은 정부가 먼저 피해자에게 보상한 후 추후 기업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 다양한 피해를 아우를 수 있도록 배·보상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구제절차를 개선하고, 환경부나 관련 기관에 전화하는 것 외에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김 장관은 유족들과 대화하면서 “이 사건이 사회적 참사라는 데 동의한다”며 “서로 조건이 다른 피해자들이 피해 상황과 정도에 맞게 맞춤형으로 배·보상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김 장관의 전임자인 김완섭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청와대에서 유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