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구속 기로에 섰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7일 김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한 지 하루 만이다.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319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 여사가 구속되면 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후 1시21분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 개입 의혹),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소환조사를 받은 김 여사가 혐의를 일체 부인하고 있어 공범들과의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일 전후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서울고검 재수사팀에서 새롭게 확보한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음파일에서 김 여사가 ‘계좌관리인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고 한 것을 그가 주가조작을 인지한 ‘스모킹건’(결정적 단서)으로 봤다. 같은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10월2일 김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지 10개월여 만에 특검은 정반대 판단을 내렸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러 차례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그 대가로 그해 6월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또 2022년 4~8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이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각종 민원 청탁과 함께 건넨 고가의 선물을 수수한 혐의도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됐다.
특검은 지난 6일 김 여사가 과거 해외 순방에서 착용한 ‘고가의 장신구’ 재산신고 누락과 관련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도 조사했는데, 이번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선 빠졌다. 당시 착용한 목걸이 등이 김 여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모조품인지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빌딩에 출석해 첫 소환 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