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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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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100조원 투자가 성공하려면

입력 2025.08.07 20:46

수정 2025.08.0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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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AI 100조원 투자가 성공하려면

‘인공지능(AI) 100조원 투자’.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으며, 얼마 전 재천명한 핵심 국정과제다.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부 투자 사업이다. 물론 100조원을 모두 정부 예산으로 마련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재정은 마중물이 되고, 대부분은 공공과 민간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서 조달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든 공공·민간 자금이든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일 테니, 어찌 됐든 시쳇말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정부 투자 민간 지원사업임은 분명하다.

여론은 긍정적이다. 필요한 사업이며 잘하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창 외식 바람을 일으키는 중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4조원을 두고는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100조원에 이르는 초거대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없는 것은 왜일까? 저쪽은 단기간에 쓰고 나면 없어지는 소비적인 것이지만, 이쪽은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생산적인 것으로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성장이 제일의 목표인 국가 운영에 익숙한 탓에, 우리 사회에는 모름지기 나랏돈은 소비가 아니라 생산을 북돋우는 데 써야 한다는 믿음이 충만하다. 이걸 두고 시비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사업이 얼마나 생산적일지 따져볼 필요는 있겠다.

관료 조직, 혁신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친한 몇몇 경제학과 교수에게 이 사업을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과거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반응이었다. 주류 경제학은 시장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 시장이 정부보다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부가 100조원을 조성해서 투자하면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기는 할 것이다. 문제는 펀드 조성과 투자를 정부가 주도하는 것과 시장이 맡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경쟁력 제고에 효과적이겠느냐이다. 정부가 펀드를 조성하면 민간 조성 펀드 규모는 줄어든다. 어느 쪽 펀드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지고 운용될까. AI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이 필요하며 어느 기업이 잘할 수 있는지를 정부와 민간 자본시장 중 어느 쪽이 더 잘 판단할까. 정부 돈으로 사업할 때와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사업할 때, 어느 경우에 기업이 더 열심일까. AI 100조원 투자를 지지한 경제학자들에게 이런 점들을 재차 물었더니 과거와는 여건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시작된 신중상주의, 중국의 놀라운 도약 속에 급진전하는 AI 혁명. 이 와중에 머뭇거리다가는 영영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고 그로 인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할 것이 있다.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정부의 경제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다. 요지는 시장에만 맡겨두면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발전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최선의 결정이 사회 전체적으로도 최선은 아니라는 것, 그러니 정부가 개입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와 발전을 이뤄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를 이끈 학자 중에 영국 런던대학의 마리아나 마추카토 교수가 있다. 그는 인터넷, 스마트폰, 자율주행 등 세상을 변화시킨 혁신 제품 등장에는 정부의 기여가 지대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기업만이 혁신을 주도하고 공공은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관념은 잘못된 것이며,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과 공조하면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내 생각에는 이 대통령의 정책개발 핵심 멤버 중 마추카토 교수의 저작을 읽고 공감한 인사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정부 투자로 혁신 성장을 이끌겠다는 문제의식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부정·비리 막을 투명한 공개도 필수

마추카토 교수는 기존 정부 지원 정책은 위험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를 초래했다고, 실패의 손실은 공공이 부담하되 성공의 이익은 기업이 독차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고는 정부가 투자했으면 성공의 과실도 공공과 나눠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K엔비디아를 육성해 수익을 국민이 누리게 하자고 제안한 내용과 일치한다. 또 정부 투자가 성공하려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나 지원받는 기업은 공익에의 기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도 이번 AI 투자 사업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마추카토 교수는 지나치게 정부의 순기능만 강조하고 역기능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역할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오늘날, 혁신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마추카토 교수가 제안한 요건들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그는 또한 정부가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관료 조직이 혁신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다양한 제언을 내놓았다. 이를테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앨 것,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아래로부터 위로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출 것, 실패를 용인하고 오류 수정을 권장하는 조직 문화를 형성할 것 등이다. 하나같이 쉽지 않지만, 행정학자로서 십분 동의할 수 있는 것들이기는 하다. 그러니 이러한 관료 조직 개혁도 이번 정부에서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아 착실히 해나가면 좋겠다.

마추카토 교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100조원 AI 투자 사업 성공에 꼭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전 과정의 투명한 공개이다. 이권 있는 곳에는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기 마련이다. 며칠 전에도 국회 법사위원장이 AI 투자 사업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서 사퇴하지 않았던가. 이를 원천 차단하지 못하면 ‘정부 돈은 임자 없는 돈’이라는 속설이 또 한 번 확인될 것이고, 신뢰 잃은 사업은 성공할 리 만무하다. 부정과 비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투명한 공개이다.

자금 형성부터 투자 대상 선정과 배분, 성과 평가, 관련자들의 이해충돌 여부 등 제반 과정을 모두 밝힘으로써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 여지를 없애자. 기왕이면 정부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곳에, 알기 쉽게, 상세하게 공개하자. 전혀 어렵지 않다. 맘만 먹으면 바로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다. 100조원 중 10만분의 1만 떼어내서 멋들어지게 만들고 앱으로도 내려받게 하자.

나는 제반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100조원 사업 성공의 기틀이 된다고 믿는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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