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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곰 문제, 정부가 나서라

입력 2025.08.07 20:53

수정 2025.08.0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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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겨울, 경기 용인의 한 농가에서 반달가슴곰 5마리가 탈출했다. 철창 밖 세상으로 뛰쳐나간 새끼 곰들은 대부분 포획되거나 사살됐다. 평생 갇혀 지내다 만난 철창 밖 공기는 곰들에게 비극적인 결말을 안겼다.

1981년 정부는 웅담 채취용 곰 사육 산업을 법제화했다. 그렇게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 주도 사육곰 산업이 이어져 왔다. 현재 곰을 웅담 채취 목적으로 사육하는 것이 합법인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그나마 지난해 말 국회는 2026년부터 사육곰의 소유·사육·증식·도축을 전면 금지하는 야생생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육곰 산업에 마침표를 찍는 역사적인 결정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법 시행 전인 올해 말까지 상당수 곰이 위험하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 등에서 사육곰을 농가의 ‘사유재산’으로 규정해 국가 예산을 들여 매입하거나 보호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 남은 곰들을 살려낼 비용과 책임을 녹색연합 같은 민간단체에 떠넘기는 형국이다. 민간에서 모금 등 방법으로 매입해 오면 보호시설은 고려해 보겠다는 것이다.

‘사유재산이니 정부 예산을 들일 수 없다’는 태도는 한없이 궁색하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의 사육곰 산업은 1981년 농가 소득증대를 이유로 정부가 곰 수입과 사육을 허용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 가죽 등은 국내 수익은 물론 수입 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정부가 곰 사육을 장려했다. 그러나 멸종위기종인 곰을 산업으로 이용하는 것에 해외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1985년 곰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1993년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면서 웅담 등의 해외 거래가 막혔다. 농가 입장에서는 정부로부터 호되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사육곰 산업은 명백한 정책 실패다. 독일 철학자 한스 요나스가 강조한 ‘책임 윤리’는 현재 세대와 정부는 자신의 결정으로 고통받는 존재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주도의 정책 실패는 결국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할 의무라는 것이다.

더불어 사육곰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고 고통받아 온 생명체다. 이들에게 최소한 남은 삶을 고통 없이 보장해주는 것은 인간 중심 공동체의 윤리적 책무다. 공동체주의적 관점에서는 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의 권리나 이익도 조정될 수 있다고 본다. 하물며 우리 사회가 동물 복지와 생명존중 가치를 훼손한 정책적 책임이 있는 상황이라면 이를 바로잡기 위한 비용을 공동체가 함께 부담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한다. 더구나 사육곰 문제는 우리의 위상과 직결된다. 환경부도 2022년 ‘곰 사육 종식’ 선언을 하며 ‘멸종위기종인 곰을 보호하는 데 한국이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의 위상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2018년 12월7일, 녹색연합은 사육곰 세 마리를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매입해 구출했다. 녀석들은 청주동물원과 전주동물원을 새집으로 건강히 지낸다. 하지만 여전히 250여마리의 사육곰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이 나설 차례다. 정책 실패의 희생양인 농가 20여곳과 사육곰을 위해 더는 뒷짐 지지 말고.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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