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조사 하루 만에 영장 청구 배경…증거인멸 우려도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사진) 소환조사 다음날인 7일 구속영장 청구로 직행한 것은 김 여사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 추가 소환조사가 의미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신병을 확보해 증거인멸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각종 위법·탈법 의혹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 내내 수사망을 피해왔지만 끝내 구속의 기로에 놓였다.
특검이 지난 6일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한 주요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이다.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의혹들에 관한 혐의들을 명시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미래에셋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음을 틀어주며 주가조작 공모 여부를 추궁했다. 2009년부터 3년에 걸친 녹음 기록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 관리자 측에 수익의 40%를 줘야 한다’ 등의 말을 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김 여사는 ‘녹음 파일은 정황증거일 뿐 주가조작 가담의 직접증거가 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주가조작 당시 ‘주포’가 “김 여사에게 보낸 4700만원이 ‘주식 손실보전금’이었다”고 진술한 것도 있지만, 김 여사는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말을 되풀이했다.
김 여사는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대 대선 전 명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건네받고, 그 대가로 그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김 여사 측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받는 건 유·무형 이익에 해당하지 않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특검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청탁 목적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가방, 인삼차 등 고가의 선물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은 조사에서 2022년 7월 중순쯤 있었던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김 여사 간 통화 내용을 제시하며 압박했다. 김 여사는 통화에서 윤씨에게 ‘인삼 제품을 먹고 몸이 좋아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인사차 한 말”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구속 여부는 다른 사건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은 16가지나 된다. 그가 구속되면 첫 소환조사에 다뤄지지 않은 의혹에 관한 수사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