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채 상병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논란을 수사하고 있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최근 확보한 김건희 여사 비화폰과 관련해 2023년 통신 및 문자 내역이 삭제돼 있었다며 의도적으로 삭제된 것인지 여부를 추가 확인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전날 저녁에 이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와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실과 외교부 사이에서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된 정황을 파악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전날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금지 해제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했다. 특검팀은 이를 통해 법무부와 외교부가 주고받은 공문 및 e메일 수·발신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은 현재 모두 피의자 신분이다.
정 특검보는 최근 확보한 김 여사 비화폰에 2023년 통화 내역이 삭제돼 있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통화 내역은 일부 남아있는 반면,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외압 논란이 불거진 2023년 무렵의 통화 내역은 남아있는 것이 없다는 취지다. 정 특검보는 “대통령 경호처 서버에 저장된 (김 여사 비화폰) 통신내역 상으로는 2023년 내역이 없었다”며 고의적으로 삭제한 정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이 8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비서관을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차 조사에서 2023년 7월31일에 열린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를 보고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인정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이 격노 이후 채 상병 관련 초동조사기록 기록 회수 지시 등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를 물을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채 상병 초동조사기록이 다시 회수되는 과정들이 있었는데, 논란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국방부나 대통령실이 여러 입장을 내기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조 전 실장과 임 전 비서관이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