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참배 이어 무안에서 첫 현장 최고위
호남발전특위에 “발전 방안 내달라” 당부
불참 호남 의원들에 “어디 갔나?” 질타도
호남 민심 기반 검찰 등 개혁 여론조성 뜻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추모탑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남 무안군에서 열어 ‘호남 챙기기’에 나섰다. 전체 민주당 당원의 35%가 몰려 있는 호남에서 다진 지지세를 바탕으로,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위한 여론 조성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이날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남권 공공 의과대학 설립과 교통망 확충 등 각종 숙원 사업을 호남 발전 특별위원회를 통해 해결하겠다”며 “올해 안에 호남발전특위에서 호남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성과물들을 당에 보고해 주시면 정부와 협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에 전남 영암·무안·신안군이 지역구로 3선 의원인 서삼석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정 대표는 “호남 없이는 민주당도, 민주주의 역사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980년 5월 광주가 없었다면 1987년 6월 항쟁도 없었고, 6월 항쟁이 없었다면 지금의 헌법도 없었고, 지금의 헌법이 없었다면 12·3 비상계엄을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광주의 특별한 희생에 따른 특별한 보상이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이 이제 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회의에 앞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에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원칙”이라며 “호남발전특위에서 발전 방안을 낸다면 정부에 건의해 호남인들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도록 당대표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광주 영령들의 뜻’을 강조하며 이른바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과는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 윤석열 일당의 비상계엄이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정청래도 불귀(不歸)의 객(客)이 되어 어디에서 시신도 찾지 못하고, 아까 봤던 혼령만 모시는 처지가 됐을지도 모른다”며 “광주 영령들의 뜻대로, 대한민국의 법대로 내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8·2 전당대회 직후 전남 나주 수해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일주일 만에 호남을 두 번이나 찾는 등 민심을 챙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정 대표가 추진하는 검찰·사법·언론 개혁 입법을 위해선 여론의 뒷받침이 필수적이지만 취임 직후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져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속도전 중인 개혁 입법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전남이 지역구인 일부 의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다 어디 갔느냐”며 공개 비판하고 기강을 단속했다. 정 대표는 “오늘은 전당대회 이후 첫 현장 최고위로 광주·전남 합동 회의”라며 “오신 분들은 오셨는데 안 오신 분들은 왜 안 오셨느냐. (조승래) 사무총장께서 (의원들이) 왜 안 왔는지 사유를 조사해 보고하라.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에는 수해를 입은 무안군 임시 대피소를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당원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약 30분 만에 간담회를 마치자 주민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정 대표가 떠나자 주민들은 “어느 정도는 이야기를 듣고 가야 하지 않느냐” “이게 무슨 간담회냐” “이럴 시간에 가서 돌 하나라도 더 치우자”며 퇴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전남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