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으로부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경향신문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구속적부심 청구가 8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 전 장관은 구속이 유지된 상태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수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재판장 차승환)는 이날 오후 4시10분부터 1시간40분가량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적부심사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이 전 장관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그 요건 및 절차에 관한 법규에 위반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면서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 계속 구금할 필요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이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이 적법한지 따지는 절차다. 지난 1일 구속된 이 전 장관은 지난 6일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특검 측은 이날 심문에 이윤제 특검보와 국원 부장검사, 그 외 검사 4명을 투입했다. 특검팀은 심문에서 이 전 장관 구속 후 추가로 조사한 내용 등을 담은 85장 분량의 PPT(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워 이 전 장관 구속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110쪽 분량의 의견서도 제출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승직 변호사 등이 심문에 참여했다. 이 전 장관 측은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담긴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위증 혐의를 부인하면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이 전 장관이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이어 불법 계엄과 관련해 구속된 두 번째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이다.
특검팀은 평시 계엄 주무부처인 행안부 수장인 이 전 장관이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책임을 다하지 않고, 불법적인 계엄을 방조하고 계엄에 적극 가담했다고 본다. 자신이 지휘하는 행안부 산하 경찰청과 소방청을 계엄 실행에 동원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 전 장관과 함께 계엄 실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내란죄의 공모공동정범이라고 본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월11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언론사 단전·단수를 하려 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해 위증 혐의도 받는다.
지난 7일 법원으로부터 구속 기간 연장을 허가받은 특검팀은 조만간 이 전 장관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 전 장관 구속 이후) 연일 다른 국무위원 등을 상대로 이 전 장관 혐의와 관련된 추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 전 장관에 대해 추가 소환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연장된 구속 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다다음주 초쯤 이 전 장관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특검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다른 국무위원들의 내란 가담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